[시민의 쓴소리] 경찰서에 여자화장실 없어 큰 불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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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운전면허증 분실로 성북경찰서에 갈 일이 있었다. 바쁜 일이 계속 이어져 소변을 참고 있다가 경찰서에 도착할 때에는 급해졌다.

그래서 경찰서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보이는 건물 속으로 무조건 뛰어 들어갔다. 안내 직원에게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어 가리킨 곳으로 갔으나 그곳은 남자화장실이었다. 다시 위층으로 가보았다. 그곳도 남자화장실 표시만 있었다. 한층 더 올라가봤더니 마찬가지로 남자화장실만 덜렁 있었다.

1층으로 내려와 직원에게 여자화장실이 어디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이 직원은 "저곳에서 모두다 해결한다" 고 하면서 그곳이 싫으면 경찰서 옆에 있는 성북구청으로 가라고 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 파출소도 아닌 경찰서 건물에 여자 전용화장실 하나 없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안내 직원에게 이곳엔 여직원은 없느냐고 물으니 20여명이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곳도 아니고 화장실을 남녀가 같이 쓰다니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경찰서는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곳이 아닌가.

최근 경찰이 21세기 밀레니엄 경찰로 거듭난다는 광고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여성을 위한 화장실 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서 밀레니엄만 운운해서야 되겠는가.

여성 민원인을 좀 더 배려하는 경찰서가 되길 바란다.

윤영희 <서울 성북구 성북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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