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C형 간염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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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C형간염은 현존하는 전염병 가운데 잠재적 위험성이 가장 큰 질환으로 손꼽힌다. 질환으로 사망하는 이는 말라리아가 많지만 이는 열대지역에 국한된 풍토병. 에이즈는 칵테일요법 등 새로운 치료법의 발달로 다소 기세가 꺾였다.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20년 후 미국인의 생명을 가장 많이 앗아갈 전염병으로 C형간염을 지목했다.

세계에 1억7천만명의 감염자가 있으며 미국에서만 매년 4만여명이 새로 감염되고 1만명이 C형간염 바이러스 관련 간질환으로 사망한다.

말라리아나 에이즈처럼 당장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10~40년 후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생명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미래사회의 가장 중요한 보건문제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C형간염 치료법은 국내 일부 병원에도 도입된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합요법. 기존 인터페론 단독치료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40~50%의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간염 바이러스를 직접 죽일 수 있는 약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죽이진 못하더라도 증식만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현재 여러가지 신약이 임상시험 중이다. 신약은 수천억원의 개발비가 들기 때문에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은 선진국의 다국적 제약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예방백신 개발은 치료제 개발보다 학문적으로 한수 위로 평가를 받는 분야. C형간염 바이러스가 유전자변형을 통해 신출귀몰하게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속성을 지녀 지금까지 많은 연구진이 도전했지만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金교수팀이 혈청분리에 성공함으로써 B형간염 예방백신에 이어 C형간염 예방백신도 우리 과학자의 손에 의해 탄생할 가능성이 많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B형간염 예방백신이 만들어진 이후 국내에서 일반인에게 접종되기까지 12년이 걸린 것을 감안할 때 C형간염 예방백신도 빨라도 10년 후에야 일반인에게 접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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