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앤컷] 성인용 애니메이션 케이블 방영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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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24일 저녁 7시 서울 남산의 애니메이션 센터. 일본 애니메이션 '골고 13' 의 시사회가 열렸다.

'골고 13' 은 '베르사이유의 장미' 로 유명한 데자키 오사무 감독의 성인 첩보물. 만화전문 케이블 투니버스(CH38)가 지난 8월 방영을 계획했다가 갑작스레 취소했던 작품이다. 다소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에 대한 심의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날 투니버스가 시사회를 연 까닭은□ 주최측은 2백석의 좌석을 빼곡이 메운 관객들에게 문제가 예상되는 장면에 대해 설문지를 돌리고, 시민단체.유선방송위원회 관계자에게 시청소감을 물었다. 다음달 1일에 방영할 계획이라 시청자의 반응을 미리 알아보기 위한 것. 결국 전라(全裸)장면과 눈알이 튀어나오는 장면 등을 빼고 방영키로 결정했다.

구체적.체계적 심의기준이 없다 보니 시청자의 '안목' 에 의존한 셈이다. 유료채널의 특성을 살려 특정 연령층을 공략하는 케이블TV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위성방송 등 상업방송의 활성화가 예상되는 지금 성인 프로그램의 편성기준 등을 지금부터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성인전용 영화관도 곧 선보이는 시점이니 말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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