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자금 조달] 최소 100억원 소요…후원금으론 태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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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당의 총무위원장을 맡은 이재정(李在禎)성공회대 총장은 돈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창당 자금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신당이 과거 정당과 차별화의 면모로 내세운 것이 '재정 독립' '깨끗한 정치' 인 만큼 외부에 손을 벌리기가 쑥스럽다고 한다.

국민회의 재정 관계자들이 추정하는 창당 비용은 최소 1백억원선. 95년 국민회의 창당에 관계했던 한 당직자는 "총선에 들어갈 거금을 빼놓고, 당 간판다는 데만 큰 돈 한장이 필요할 것" 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쪽에 빌릴 중앙당사 임대 비용이 대략 25억~35억원선. 내년 1월 20일 중앙당 창당대회 경비.사무실 집기 마련에 10억원 이상, 2백53개 지구당 창당대회 지원 비용이 대개 1천만원씩 25억원. 사무처 직원 급료와 길에 뿌리고 다니는 각종 행사를 합치면 그 정도 든다는 것. 신당은 사무실 보증금(여의도 장은빌딩 4.5층, 1억4천만원)부터 국민회의 신세를 졌다.

더 이상 국민회의에 손벌리지 않겠다며 발기인 38명이 1천만원씩 신용대출을 했다. 영입인사들로부터 50만원씩 갹출, 4억원의 운영자금으로 그럭저럭 꾸려왔다는 것.

그러나 창당작업이 본격화되며 이는 '하루 푼돈' 이 돼버린 상황. 25일 준비위 결성대회에 든 비용만 2억8천여만원 정도. 신당은 고육지책으로 대회장 입구에서 3천6백여명의 창당준비위원으로부터 5만원씩 모금도 펼치고, 국민회의의 일부 지원이 있었다고 한다.

반면 정치권에선 신당준비위의 이런 재정 상황을 쉽게 믿지 않으려 하는 분위기다. 대체로 엄살이 상당히 섞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신당 관계자는 "집권당을 만드는 데 돈이 모자란다면 믿지 않겠지만 실제 상황이 그렇다" 고 주장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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