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다시 저평가 국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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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국내 증시가 최근 한 달간 ‘나 홀로 조정’에 들어가면서 상승률이 세계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기업의 예상 이익 대비 주가 수준도 크게 낮아졌다. 일각에선 우리 증시가 추동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최근 조정을 거치면서 가격 부담을 던 덕에 투자 매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증시 지수의 최근 한 달간 상승률에서 코스피지수(-3.18%)는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16.50%)와 아르헨티나(13.47%)가 각각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고, 중국(9.33%)도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미국(2.29%)은 물론 일본(-1.72%)에도 뒤처졌다. 비교대상 38개국 중 한국보다 부진했던 곳은 아일랜드(-7.60%) 등 3개국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한때 고평가 논란이 나오던 국내 증시는 저평가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 한국 증시 전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1일 기준으로 10.8배였다. 세계 주요 증시 중 러시아(9.2배) 다음으로 낮았다. 여기서 PER은 현재 주가를 12개월 후 예상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것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주가는 저평가된 것으로 본다.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의 평균 PER은 각각 14.9배, 13.3배였다.

우리 증시가 최근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은 올 들어 다른 증시에 비해 먼저, 그리고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여기에 원화가치와 함께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인 것도 수출기업들이 주도하는 우리 증시에는 악재였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많이 오른 건 사실이지만 달러가치로 환산하면 2007년 고점에서 여전히 37%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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