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재래시장에 부는 거센 변화의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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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역 재래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백화점처럼 바겐세일이나 경품행사에 나서는가 하면 주차장 확보에도 열심이다. 늘어나는 할인점 때문에 고객이 줄자 생존을 위한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 바겐세일.경품행사〓요즘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 4지구 상가는 축제 열풍에 휩싸여 있다. 상가 입구에는 늘씬한 도우미들이 흥을 돋우고 있다.

지난 6일부터 27일까지 실시중인 바겐세일과 경품축제를 알리려는 것이다. 세일 행사에 나온 의류.침구류 등은 일반 소매점보다 30~40%정도 싸다는 게 상인들 설명. 1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한 경품행사에도 베르나승용차.금강산여행권.냉장고.컬러TV 등 백화점 못잖은 경품들을 내걸었다. 27일엔 인기가수 이자연과 신광우씨를 초청, 고객 위안잔치도 연다.

8일부터 20일까지 세일과 경품행사를 연 서문시장 동산상가도 마찬가지. 이 곳 역시 행사 도우미를 6명이나 동원했고, 선물세트 등 3천5백만원어치의 각종 경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했다.

동산상가 김근석(金根錫)부회장은 "가만히 앉아서는 고객을 끌어들일 수 없다" 며 "앞으로 매년 축제를 열 계획" 이라고 밝혔다.

◇ 친절.환불운동〓서문시장 4지구 번영회와 동산상가는 친절.환불운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흠 있는 제품 뿐만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바꿔준다. 이 점이 백화점.할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진다는 판단에서다.

4지구는 상가번영회 사무실에 '소비자고발센터' 를 설치, 업소가 해주지 않으면 센터가 직접 환불에 나서며 동산상가도 업소의 친절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4지구 번영회 전치완(全致完)회장은 "할인점이 늘어 재래시장 경영상태가 최악" 이라며 "서비스 개선.가격경쟁력 향상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주차장을 확보하라〓대구시 북구 칠성시장은 3백여대분의 주차장을 마련했다. 대구시에 건의, 인근 노상주차장은 주차요금을 30~50%까지 내렸다.

북구 산격동 산격종합시장은 올해 초 시장 안에 확보한 2백50평(50여대분)규모의 주차장터를 내년 초부터 고객들이 이용토록 할 방침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시장과 서구 새길시장은 각각 2천만원씩을 들여 시장내 공중화장실을 새로 짓고 보기 흉한 상가 내 시설도 정비하기로 했다.

포항시 북구 대신동 북부시장 상인들도 최근 번영자치회를 구성, 시장 현대화 사업 등 장기발전계획을 추진키로 했다.

홍권삼.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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