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개종운동에 맞서 힌두교·불교 협력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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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룸비니 AP〓연합]교황의 인도 방문과 아시아인의 개종자유 요구로 종교간의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인도와 네팔의 힌두교와 불교도 성직자들이 회의를 열고 이에 대한 공동대응과 두 종교간의 단결을 선언했다.

아시아지역 힌두교 및 불교 성직자 1천여명은 21일까지 사흘간 석가모니의 탄생성지인 네팔 남부의 룸비니에서 공동회의를 갖고 기독교의 포교확산에 맞서 상호협력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조정위원회를 구성했다.

두 종교의 대표단은 결의문에서 교황이 이달 초 인도 뉴델리 방문 중 촉구한 아시아의 개종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고 두 종교간의 협력만 강조했다. 하지만 대표단들은 회의기간 중 비공식석상에서 교황의 발언은 종교의 독자성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로마교황청의 개종운동은 힌두교도 및 불교도에 대한 전쟁 또는 종교적 범죄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두 종교가 힘을 합친다면 아무도 자신들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왔다.

인도 힌두교계는 최근 교황방문 이후 기독교 선교사들이 빈곤층 주민들을 유인 또는 강요해 기독교로 개종시키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인도내에서 힌두교도와 불교도는 2천5백년 이상 큰 충돌 없이 평화롭게 공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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