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축구] 시즌꼴찌 천안 '일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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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천안 일화가 성인축구 왕중왕에 올랐다.

천안은 21일 제주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제4회 삼보컴퓨터 FA컵 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신태용의 페널티킥과 박남열의 연속골로 전북 현대를 3 - 0으로 일축, 우승컵과 상금 5천만원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와 올해 프로축구 정규리그 2년 연속 꼴찌팀 천안은 자존심을 회복, 내년 새 연고지에서의 화려한 출발을 예고했다.

천안의 이날 경기는 93~95년 프로축구 3연속 정상에 오르던 당시를 연상시킬 정도로 당당하고 위력적이었다.

다시 뭉친 '어제의 용사' 이상윤.박남열.신태용 3인방은 전후반 내내 전북 진영을 휘저었고 특히 측면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천안은 전반 31분 페널티지역 왼쪽을 돌파한 세르게이가 가운데로 내준 볼을 신태용이 잡아 슛하려는 순간 전북 서혁수가 발을 걸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3골로 팀내 득점 선두를 달리던 신태용이 침착하게 차 넣어 스코어는 1 - 0.

천안은 후반 13분 오른쪽을 파고든 장대일이 날린 센터링을 박남열이 몸을 솟구치며 헤딩슛, 2 - 0을 만들며 승기를 잡았고 39분에는 이상윤이 가운데로 올린 볼을 박남열이 오른발 슛, 승부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94년 12월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전국대회 결승에 오른 전북은 2실점 후 박성배의 들소같은 돌파가 살아나며 맹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천안은 1년차 최종수비수 김영철이 수비진을 노련하게 리드하고 공중볼을 번번이 따내며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전북은 골운이 따르지 않은데다 불필요한 백패스.횡패스로 공격흐름을 스스로 끊어버리는 등 관록부족을 드러내며 완패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이날 두 골을 터뜨린 천안의 박남열이 선정돼 상금 5백만원을 받았고 득점상은 최용수(안양.5골)가 수상했다.

제주〓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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