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이용해 부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李모(38)씨는 16일 오후 11시30분쯤 부천 송내역에 내렸으나 곤욕을 치렀다.
역광장 택시승강장에서 30분을 넘게 기다려도 택시를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IMF이후 잠잠하던 택시업계 노.사 갈등이 불거지면서 부천지역 전체 법인 택시의 37.4%에 달하는 3백30대가 파업 중이다.
부천시내 영업용 택시는 총 8백82대(택시회사 8개). 이들 택시회사 가운데 17일 현재 파업 중인 곳은 지역 최대 운송업체인 삼신교통(1백84대)와 동창산업(1백46대).
그러나 임금 및 단체협상안에 대한 노.사 갈등으로 부천운수 등 3개 업체(택시 2백59대)가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지리적 특성 때문에 서울과 인천 등 주변 도시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60%에 달하는 부천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을 쟁점으로 한 단체협상안에 대해 택시 노조와 회사측의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측은 최근 3년간 회사측이 임금을 동결했으므로 기본급(평균 31만원)을 6만~10만원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완전 월급제'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LPG 가격 인상 등으로 경영이 악화돼 임금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유급휴가 인정 ▶노후차량 교체 ▶LPG가스 추가 지급 등을 골자로 한 단체 협상안도 노.사간 타협점을 찾지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천택시노조 연합회는 17일부터 부천역 광장에서 '임금 인상 및 단협 위반 성토 결의대회' 를 갖고 전면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시는 파업에 따른 택시 운행중단에 대비해 개인택시(1천5백여대)부제 해제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구두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