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으로 녹색빛 내는 크리스마스 트리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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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유전자 조작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영국 허트포드셔대학 연구팀은 최근 미송(美松) 묘목에 '형광유전자' 를 주입, 어둔 곳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發光)트리' 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원리는 기본적으로는 반딧불이와 같다. 반딧불이는 루시페라제라고 불리는 발광효소가 작동하면서 불을 낸다. 이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미송에 옮기고 나서 비료에 '루시페린' 이라는 화학물질을 섞어주면 발광효소가 작동한다. 이 때 나오는 빛은 반딧불이처럼 녹색계통이다.

발광이 되는 부분은 침엽(針葉)의 끝. 연구팀의 캐티 프레스랜드는 "발광 트리 개발은 기술 보다는 돈이 문제" 라며 "트리 1개당 2백파운드(약 40만원)은 들 것" 이라고 말했다.

실제 형광유전자 이식 실험은 감자.쥐 등에서 성공한 바 있어 개발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어려울 것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가격 외에 기술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녹색 빛만 나오는 게 한 예. 그러나 최근 붉은 색과 파랑의 형광 유전자의 존재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어 색색의 발광 트리 등장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또 유전자조작생명체(GMO)을 둘러싼 논쟁에서 보여지듯 인위적인 조작에 대한 거부감도 뛰어넘어야 할 숙제다.

이런 문제들이 있음에도 영국 생물공학연구위원회가 주최한 생물공학경진대회에서 발광 트리 아이디어는 1등상 후보까지 오르는 등 적지 않은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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