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노장스타들 속속 그라운드 떠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그라운드여 안녕. 올시즌을 끝으로 프로야구의 노장스타들이 속속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그러나 야구팬들의 관심은 온통 한.일슈퍼게임이 열리는 일본 열도로 쏠려있어 이들의 뒷모습은 쓸쓸하기만 하다.

가장 아쉬움이 큰 노장은 성준(롯데.37). 그는 경북고 시절 최정상급 왼손 투수로 꼽히며 한양대를 거쳐 지난 86년 삼성에 입단했다.

데뷔 첫해 15승을 시작으로 14시즌 동안 모두 3백1경기에 출장, 97승66패8세이브(방어율 3.32)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통산 96승을 올렸으나 삼성에서 방출돼 1백승만 채우고 은퇴하겠다는 욕심으로 올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었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는 듯 체력이 급강하하는 것을 절감하며 올시즌 1승1세이브1패에 그쳤다. 성은 "3승만 더하면 1백승인데…" 라는 아쉬움만 남긴 채 최근 은퇴를 결심, 14년 동안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났다.

유중일(삼성.36)도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80년대 초반 '오빠부대' 를 이끌었던 고교스타로 87년 삼성에 입단, 데뷔 첫해와 91년 유격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유중일은 13년 동안 1천95경기에 출장했으며 올시즌에는 체력저하로 대타와 대수비 요원으로 56경기에만 얼굴을 내비쳤다.

삼성도 주장으로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온 유중일의 의사를 존중, 유의 은퇴를 받아들일 방침이다.

최다출장기록을 갖고 있는 김광림(쌍방울.38)도 지난달 "더 뛰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는 말을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났고 강길용(두산.31)은 경기고 투수코치로 자리를 옮기면서 유니폼을 벗었다.

8색 변화구를 구사하는 조계현(삼성.35)도 은퇴의 기로에 서있다. 삼성측은 방출의사를 분명히 전달, 본인의 결심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