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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운명과 선택의 결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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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일 시작하는 MBC 수목드라마 '아일랜드'는 인정옥(사진)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담백하면서도 가슴을 파고드는 대사로 매니어층까지 거느렸던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2002년.MBC)의 기억 때문이다. '네멋대로 해라'의 헤로인 이나영이 이번에도 중심 인물이다.

인 작가는 "전작과 애써 차별화하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좀더 어렵고 현실적인 문제를, 좀더 어른스럽게 풀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아일랜드'는 해외입양됐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한 여자의 성장 스토리와 엇갈린 운명을 주된 내용으로 담는다. 아일랜드계 미국인 가정으로 입양됐던 중아(이나영 분)는 아일랜드공화군(IRA) 단원인 오빠에 대한 보복공격으로 온 가족이 몰살당한 뒤 한국으로 돌아온다. 중아는 한국행 비행기에서 만난 경호원 강국(현빈 분)과 결혼하지만, 건달 재복(김민준 분)에게서 안식을 찾는다. 중아와 재복이 서로 사랑을 확인하려는 순간, 두 사람이 남매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인 작가는 "혈연이기 때문에 사랑을 멈춘다거나, 혈연이라는 제약을 극복하고 사랑을 계속한다는 식의 단편적인 결론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갈등을 지켜보는 시청자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핏줄이란 무엇인가''가족을 떠난 독립된 존재로서의 인간은 무엇인가'등의 화두를 던질 생각이다.

인 작가는 또 "사랑의 운명적인 요소와 선택적인 요소를 뒤범벅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운명'이고, 사랑이 시작된 뒤 드러나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이라는 것. 극중 중아와 재복의 사랑에서 '혈연'이라는 요소는 현실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난관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장치인 셈이다.

인 작가는 "이런 난관을 사랑의 '장애물'로 보지 않고 사랑의 '본질'로 해석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최근 입양아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MBC 일일드라마 '왕꽃 선녀님'때문에 입양아라는 소재가 껄끄럽지는 않을까.

"입양아를 부정적으로 그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입양단체의 전화를 이미 받았다"는 그는 "입양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보려는 생각을 밑바탕에 깐 드라마"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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