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으로
꽃잎으로
잘게 잘게 따서 모은
그 꽃잎으로
내리 뿌려져
채워 오는 마음이다
아가야
아빠가 된 마음보다
너를 본 마음이야
네 엄마는
널더러 날 닮으라지만
네 엄마만큼이나
고웁지 않더라도
더 고운 내 딸 아기니
꽃잎으로
꽃잎으로
잘게 잘게 따서 모은
그 꽃잎으로
내리부어져 채워진 마음에
아무런들
무릎이 아플까,
-문인귀(60) '꽃잎으로 꽃잎으로' 중
세상에 탄생만큼 큰 축복이 어디 있을까. 이런 보편적인 의미말고 아빠가 첫 딸을 낳은 아내와 그 아기를 바라볼 때의 행복은 이미 세상의 축복을 다 감당하고 있다. 그것이 자디잔 꽃잎으로 채워진 마음이 되어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임을 깨닫고 있다. 이 거친 세상에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있어 다른 세상이 된다.
고은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