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연설 반응] 野 "잘했다" 與 "대안 부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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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0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현 정권의 정책 난맥상을 '정권을 위한 개혁' 탓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중앙일보 홍석현(洪錫炫)사장 구속 등에 대해서는 '개혁을 빙자한 정치보복' 으로 규정, 김대중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그러면서도 '신 인본주의 사회 건설' 을 국가개혁의 목표로 제시하고 경제.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서는 법안 등 대안제시에도 신경썼다.

'21세기형 정치지도자' 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듯했다. 방청석에서는 李총재 부인 한인옥(韓仁玉)씨와 지역구인 서울 송파갑지구당 당원 1백여명이 지켜봤다.

李총재 연설이 끝나자 야당 의원들은 "잘했습니다" 며 李총재에게 악수공세를 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침묵 속에 곧바로 퇴장했다.

"생산적 대안 부재" "정부 업적에 대한 의도적 왜곡" (李榮一대변인)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李총재 연설문은 강용식(康容植).박종근(朴鍾根)의원과 고흥길(高興吉)총재특보.정태윤(鄭泰允)기획위 부위원장 등이 기초해 李총재와 네차례의 독회(讀會)를 가졌다.

19일 밤에는 당3역과 최병렬(崔秉烈)부총재.윤여준(尹汝雋)여의도연구소장도 참여했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이번 연설의 중심 명제는 '사람답게 사는 사회' 였다" 고 설명. 또 지난 7월 대표연설에 비해 원색적인 용어도 많이 줄었는데 '내용은 강하고 표현은 부드럽게' 라는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한편 李총재가 "국민회의 강령에서조차 '중대선거구제는 막대한 선거비용 등 폐해가 심각해 세계 주요 국가들이 폐기한 제도' 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고 지적한 데 대해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 등은 '노 코멘트' 로 일관했다.

한 동교동계 의원은 "우리가 허를 찔렸다" 고 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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