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의회 종각건립 예산만 통과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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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목포시가 추진 중인 밀레니엄 종(鐘)설치 사업이 '종은 없는 종각(鐘閣)' 건립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목포시는 유달산에 대형 종을 설치키 위해 최근 종 제작비 5억5천만원과 종각 건립비 1억5천만원이 편성된 추경 예산안을 시의회에 냈다.

남북통일과 동서화합을 기원하는 종을 국도1·2호선의 시발점과 가까운 노적봉 뒤편에 설치, 내년 시민의 날인 10월1일 첫 타종식을 갖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의회는 지난 11~16일 연 임시회의 예산 심의에서 종 제작비는 5억5천만원을 전액 삭감한 채 종각 건립비만 의결해 줬다.

이에 따라 15평 크기의 종각은 다음달부터 건축공사를 할 수 있게 됐으나 '알맹이' 인 종은 계획대로 예산을 들여 만들 수 없게 됐다.

시의회의 의견은 "종은 주민이나 기업체들로부터 성금을 모으거나 독지가의 도움을 받아 만들라" 는 것. 이에 대해 목포시는 시민.기업체한테 돈을 걷거나 독지가를 찾는 게 쉽지 않다고 난감해 하고 있다.

목포시 관계자는 "모금 등을 하다보면 새 천년을 기리자는 사업이 주민들로부터 욕을 먹는 등 모양이 우스워질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또 종이 무게 14t, 지름 2m, 높이 2.7m나 돼 제작하는 데 시일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제때 완공치 못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목포〓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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