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마 포럼' 이달말 출범…단편 애니메이션 독자영역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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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단편 애니메이션이 상업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가는 징검다리에 불과하다는 것은 단견(短見)입니다. 단편 애니메이션이 하나의 독자적 영역으로 자리잡아 우리 애니메이션 전체가 탄탄한 작품성을 쌓아나가는 데 밑거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단편 애니메이션 작가회의 '애니마 포럼(ANIMA FORUM)' 이 이달말 출범한다. 나기용(33)대표는 "애니메이션을 산업적 관점에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적 마인드' 로 접근할 필요성이 크다" 는 취지로 단편 작가들이 주체가 돼 대중과 호흡하는 행사를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우리 애니메이션계를 보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애니메이션이 갖는 가능성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어요. 기획력이나 창작력은 아직 한참 노력을 할 여지가 많은 데도 말이죠. 저는 우선 시작은 소박하더라도 문화적 저변을 넓히는 것이 먼저 할 일이라고 봐요. "

이에 따라 현재 독립 영화쪽에서 '인디 포럼' 이라는 영화제를 정기개최해 일반인들과 만나는 것처럼 이들도 올해 말 '제1회 한국단편애니메이션 영화제' (가칭)를 매개로 대중과 접점을 넓혀갈 예정이다.

영화제는 개인적으로 작업에 몰두하다 보니 의견 수렴과 정보 공유가 여의치 않은 단편 애니메이션 작가들을 한데 모으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애니마 포럼은 현재 준비회의를 결성한 상태로 여기엔 애니메이션 칼럼니스트로 활약 중인 김준양씨와 신기리(애니멀).이동우.이동주(이상 로이).정휘영(애곤).박현주(동동).박규환(몽상가).노재원(마루)씨 등 단편 애니메이터와 기획자들 10여명이 참여했다. 앞으로 작가 세미나와 제작 발표회.시사회.정기상영회 등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연간 사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나대표는 "PC통신에 소모임을 결성해 다양한 의견 청취의 장으로도 활용할 것" 이라고 말했다. "각종 영화제에 구색맞추기 식으로 끼워넣는 일회성 만남이 아니라 일관된 컨셉을 갖고 지속적으로 대중과 만나는 것이 저희들의 목표입니다. 애니마 포럼이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젊은 단편 작가들의 역량이 축적될 수 있는 근거지가 되길 기대합니다. "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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