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덕해친다'여성들 자전거 못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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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 CNN 방송의 이슨 조던 (사진) 국제담당 사장은 최근 북한을 방문한 뒤 방북기를 16일 CNN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그는 최근 5년간 10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다음은 주요 내용.

◇ 수수께끼의 인물 = 김정일 (金正日) 은 세계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지도자다.

그는 외부인들을 절대 만나지 않는다.

그의 육성은 북한의 라디오나 TV에 그동안 딱 한차례 있었다.

그는 7년전 군사행진에서 "영웅적인 조선인민군에게 영광이 있으라" 고 말했다.

그가 최근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감자다.

최근 미국이 북한에 제공한 감자가 금창리 지하시설 접근에 열쇠 역할을 했다.

미국은 몇개월 동안 끈질기게 지하시설에 대한 접근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한 바 있다.

그러나 감자에 대한 김정일의 심취를 잘 아는 한 미국 관리가 지하시설 접근 대가로 미국의 감자재배 전문기술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하자 북한은 이를 수용했다.

◇ 주체력 (主體曆) =북한은 지구상의 다른 나라들과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다.

북한에서는 올해가 99년이 아니라 '주체 88년' 이다.

북한은 95년 서기 (西紀) 달력을 폐기하고 주체력으로 전환했다.

올해는 김일성이 태어난 지 88년 되는 해. 때문에 주체 88년이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밀레니엄 기념행사도 하지 않는다.

주체 1백년인 2111년이 돼야 새 세기를 맞는다.

◇ 여자들에게 자전거는 금기 = 북한 지도부는 최근 평양에서 여자들이 자전거 타는 것을 금지했다고 외교관들은 말하고 있다.

여자가 자전거를 타는 것이 "도덕을 해친다" 는 이유에서다.

또 특별한 설명 없이 북한은 여성이 차를 운전하는 것도 오래 전부터 금하고 있다.

◇ 역도산은 영웅 = 북한에서 가장 영웅시되는 인물 중 하나가 과거 일본에서 활약했던 프로레슬러 역도산이다.

북한의 선전에 따르면 역도산은 레슬링계의 적이었던 미 제국주의자와 일본 깡패들에게 모욕을 주었기 때문에 피살됐다고 한다.

역도산은 죽기 직전 둘째 손가락을 들려고 마지막 몸부림을 쳤다고 한다.

북한의 선전.선동가들은 역도산의 이같은 태도가 한반도의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역도산에 관한 이야기는 북한의 서적과 TV 다큐드라마에서 즐겨 다루는 소재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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