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직장인 2제] 사내 강의.교재 출간 김인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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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토익점수가 4백점대 였던 고참 대리가 1년 공부한 뒤 7백점을 받았다고 답신이 왔을 때 가장 기뻤습니다. "

한때 영어에 한이 맺혔던 한 회사원이 자신이 개발한 학습법을 담은 '영어왕따 이모대리 기 살리기' 라는 책을 출간, 사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5년동안 사내 컴퓨터통신망에 무료로 영어를 가르쳐온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부 김인철 (金仁撤.33) 대리가 그 주인공. 명색이 영문과 (충남대) 출신이지만 대학시절 문법.어휘에 치우쳐 영어실력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대학졸업 후 1년간에 걸쳐 상황설정에 따른 'Survival English' 라는 나름대로의 학습법을 개발했고, 이 덕분에 토익 8백50점을 받았다.

金대리 학습법의 요지는 영어회화에 필요하면서 재미있는 상황 6백개를 설정한 후 사연을 무조건 암기하라' 는 것. 예를 들어 비행기 안이라면 납치.승객의 복통 등 각종 해프닝을 설정한 뒤 관련내용을 암기한다.

金대리는 93년 입사하자마자 영어 때문에 고생하는 동료를 위해 한시간 먼저 출근, 사내 컴퓨터통신망 '텔레피아' 에 매일 한시간씩 영어교육법을 올렸다.

6개월만에 金대리의 교육법에 동참한다는 직원이 5백여명이나 됐다.

자신감을 얻은 金대리는 이후 5년동안 얼굴 모르는 1천여명에게 컴퓨터통신으로 회화를 가르쳐왔다.

지난달 무급으로 한달간 쉬는 안식휴가를 맞자 아예 5백20페이지 분량의 교재를 만들었다.

지난주 1천부가 인쇄돼 사내에 소개되자 하루만에 동이나 버렸다.

이에 자신을 얻은 金대리는 출판사와 계약, 연말께 일반 판매도 할 계획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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