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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라운지] 대학로까지 파고든 '이미지 홍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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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 지난 21일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러시아의 아나스타슬라야 이바노바가 발목을 삐면서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테네 AP=연합]

지난 22일 오후 6시 서울 대학로의 공연장 '질러홀'. 일본의 언더 그라운드 출신 남녀 듀오인 '오렌지 페코'의 공연이 시작되자 1~2층 50여평 공간을 가득 메운 남녀 관객 500여명은 일어선 채 박수를 치고 형광봉을 흔들거나 어깨를 들썩이며 열광했다. 여성 보컬이 공연 초반에 "일본어, 괜찮아요?"라고 묻자 한국 관객들은 입을 모아 "다이조부(괜찮아요)"라고 화답했다.

이 공연을 후원한 일본공보문화원의 후카도 쇼오이치(深野正一)전문조사원은 "우리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즐길 만한 문화행사는 수익성과 관계없이 모두 지원한다는 입장"이라며 "연간 100여개에 달하는 문화행사와 공연을 통해 한국인의 대일(對日) 인식도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독일 등 10여곳 개설

◆ 외국 문화원=현재 한국에 개설된 외국 문화원은 일본.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멕시코.이스라엘.러시아.터키 등 10여개. 미국대사관은 별도의 문화원 대신 공보과 산하에 자료정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도 한.중 수교 10년을 맞아 올 연말께 종로구 내자동에 중국문화원을 개설할 계획이다. 문화원은 크게 두가지 종류다. 정부가 직접 설립한 문화원이 있는가 하면 해당 국가와 특별한 연고를 지닌 개인이 문화원 설립 후 대사관이 이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스라엘과 터키 문화원이 후자에 속한다.

◆ 언어 보급에서 예술 홍보까지=문화원은 이미지 전도사다. 이를 위해 각국 문화원은 특유의 맛과 멋을 동원하는 독특한 홍보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언어 보급은 기본이고 영화상영.음악회.유학상담에 요리강좌까지 동원해 이미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학상담에 요리강습까지

영국문화원을 이끌고 있는 쇼바 포나파 원장은 "영국에 대한 한국인의 이미지는 다소 낡은 편"이라며 "우리는 과학.경제.디자인 등 모든 분야에서 현대적인 영국(Modern Britain)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공보문화원은 1998년 10월 한국의 일본문화 개방을 계기로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종이 색칠하기 행사에서 한.일 도자기 교류전에 이르기까지 한달 평균 8~10건의 공연과 문화행사가 열린다. 이탈리아문화원은 디자인.요리 등 예술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케이블TV를 통한 이탈리아 요리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스라엘문화원에선 성경과 히브리어 강좌가 유명하다. 93년 설립된 러시아문화원은 600여 분야에 걸친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자료를 무상 제공해 과학자와 기업인 사이에 인기가 높다. 터키는 어학강좌.영화상영 외에도 여행객을 대상으로 배낭여행과 홈스테이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원기 기자

*** 바로잡습니다

8월 28일자 5면에 게재된 '대학로까지 파고든 이미지 홍보' 기사 중에 일본공보문화원 관계자가 "우리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즐길 만한 문화행사는 수익성과 관계없이 모두 지원한다는 입장"이라고 언급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본공보문화원 측은 "우리는 원칙적으로 영리사업을 후원하지 않는다. 다만 수익성이 낮은 문화사업일지라도 양국 문화교류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후원한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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