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1등 따라잡기 ⑧ 이동훈 - 중동고 3학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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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수능모의고사 전국 상위 0.01%, 올 2학기 중간고사 평균 98.7점으로 전교 1등. 지난해 내내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단 한번도 없는 중동고 3학년 이동훈군을 만났다.


경쟁하는 친구가 있어 성적향상에 도움
“경쟁하는 친구가 있어 도움이 많이 돼요.” 이군은 자신의 성적비결로 가장 먼저 ‘친구’를 꼽는다. 그는 “작년엔 1등을 놓친 적이 없는데 지난 1학기 내신 종합 성적에선 2등을 했다”며 “경쟁자이면서도 서로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좋은 친구가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상위권 학생들이 흔히 그렇듯 경쟁심이 강한 이군은 명실공히 전교 1등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크단다. 그는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학습계획을 철저하게 짠다. “시간 단위로 빽빽하게 계획을 짜고 그 계획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죠. 1시간 공부하고 10분 휴식하는 형식입니다.”

이군의 학습 계획은 언어·수리·외국어영역과 사회탐구 영역이 7대3 비율로 이뤄져 있다. 계획은 1주일 전에 세우는 게 보통이지만 그날그날 꼭 필요한 과목은 당일 변경한다. 또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언·수·외 과목은 최소 하루에 한번씩은 반드시 공부하고 부득이하게 빠진 과목도 이틀을 넘기지 않는다.

예를 들면 ‘국어는 1시간에 비문학 파트 4개 지문 풀고 복습, 수학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대비해 문제풀이 위주로 1시간에 15~20문제 풀기,영어는 1시간 모의고사 풀기와 1시간 단어외우기 및 오답정리, 사회탐구 과목은 학교 자율학습 시간과 자투리 시간 이용하기’ 하는 식이다.

1시간 공부, 10분 휴식을 지키려고 노력
수학이 가장 자신 있는 이군이지만 이과를 선택하지 않았다.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해 자신의 계열을 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문과도 수학적 논리는 반드시 필요하죠.” 서울대 경영대를 목표로 삼은 그의 수학 공부법은 ‘또박또박’이다. 급한 마음에 문제 풀이를 휘갈겨 쓰는 게 아니라 최대한 정자로 또박또박 쓴다. 그래야 답이 틀렸을 때 다시 볼 마음이 생긴단다.

답이 맞았더라도 풀이를 명확히 알지 못하면 몇번이고 다시 풀어본다. 응용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아예 해법이 떠오르지 않는 문제는 일단 넘어간다. 모든 문제를 다 푼 후에 모르는 문제를 다시 풀어 봐도 안될 때 비로소 해설지를 본다. 오답노트는 따로 만들지 않는다. 대신 문제에 각기 다른 색깔 펜을 써 표시를 해둔다.

영어도 수학과 비슷한 방식으로 공부한다. 일단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난해까지 학원에서 문법을 마스터했다. 최근엔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법을 바꿨다. 답을 중요시하지 않는 점도 수학과 마찬가지다. 듣기영역에서는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듣는다.

언어영역은 속도를 가장 우선으로 친다. 1지문당 5분씩 배정하고 문제를 최대한 빨리 푸는 연습을 한다. 실제 수능 시간에 맞추는 것이다. 일단 문제를 끝까지 풀고 난 후 천천히 다시 문제를 풀어본다. 정답에 대한 근거를 다시 한번 상기하는 이다.

시험공부 하기전에 목표치 정확히 정해
이런 공부법은 고2때까지 다니던 학원에서 몸에 뱄다. 고3이 된 후엔 주말에만 다니지만 지난해까진 학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학원에서는 개념과 관련된 예시문제와 심화문제를 풍부하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이군은 현재 언·수·외 각각 한 곳씩 학원을 다니고 사탐은 인강(메가스터디)을 활용한다. 학원을 고를 때는 집과 가까운 곳을 먼저 보고 강사를 꼼꼼하게 따진다. 한번 선택한 학원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워낙 집에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군인지라 학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지만 학원공부의 비중은 전체의 30%를 넘지 않았다. 마음이 편해야 공부에 집중이 더 잘되는 자신의 성격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할 때 주변을 깨끗이 치우지 않는다. 지우개가 없으면 공부를 절대로 시작하지 않는 것도 습관 중 하나. 펜도 항상 쓰던 펜만 쓴다.

TV는 보지 않고 컴퓨터도 정 하고 싶을 때만 짧게 10분정도 한다. 그것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웹툰(인터넷 만화)을 보는 정도다. 이군은 “수능이 가까워 오니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일은 될 수 있으면 삼간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공부를 썩 잘하지 못했다는 이군은 무엇보다 목표를 정확히 잡으라고 충고한다. “시험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목표치를 정확히 정해야 해요. ‘이번엔 5등까지 올려야 겠다’는 식으로…. 초등학교 때는 공부 부담 갖지 않고 책을 많이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사진설명]치밀한 계획과 실천만이 1등 비결이라고 말하는 이동훈군. 이군은 ‘1시간 공부 후 10분 휴식’습관이 성적향상에 가장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

<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


이군을 분석해보니
성적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이동훈 학생의 학습태도나 습관은 방법적인 측면과 기술적인 측면 모두 우수하다. 보완할 점이 있다면 첫째, 공부에 유리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가도록 더 노력한다. 여러 장소 중에서 가장 집중이 잘되는 공부 장소를 선택한다. 공부에 필요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겠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둘째, 시험결과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다. 시험은 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한 과정이자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친구나 가족 등 주변 사람들과의 대인관계를 좋게 유지하도록 힘쓴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은 학생일수록 낙관적이며 성적도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서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면과 강점을 보고자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해 불필요한 오해나 감정소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비상 공부연구소 박재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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