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신당노선] 안정-개혁사이 신중한 절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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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신당 창당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9일 공개된 신당 발기인 38명 속에 金대통령이 신당을 어떤 인물로,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 나온다.

그동안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위해 金대통령은 신당의 노선.방향을 어떻게 설정할지를 놓고 고심해왔다.

그 고민은 신당의 이미지를 개혁 쪽에 두느냐, 아니면 안정 쪽에 무게를 싣느냐다.

또 1인 지배 정당의 평판을 없애는 데 신경을 써왔다.

이종찬 (李鍾贊) 부총재의 개혁속도 조절론, 이인제 (李仁濟) 당무위원의 1인정당 청산론, 김근태 부총재의 정당시스템 개선론 등은 이와 관련한 논란이다.

이같은 대립 속에 金대통령은 균형을 선택했다.

발기인 대변인인 김민석 의원은 "신당 노선은 안정을 기반으로 한 개혁" 이라고 말했다.

19명의 외부 인사 중 송자 (宋梓) 명지대총장.김운용 (金雲龍) IOC집행위원은 안정쪽에 가까운 인물이다.

이준 (李俊) 국방개혁추진위원장.유삼남 (柳三男) 전 해군참모총장.강민수 (姜敏秀) 전 공사교장을 넣어 '보수적 이미지를 높였다' 는게 국민회의의 설명이다.

반면 이재정 (李在禎) 성공회대 총장.이창복 (李昌馥) 민주개혁 국민연합 상임대표. 이인영 (李仁榮) 전 전대협 의장 등은 개혁을 표방하는 재야의 노장청 (老壯靑) 대표주자 격이다.

이와 함께 金대통령은 장영신 (張英信) 애경그룹 회장을 공동대표의 한명으로 선정해 여성정치 확대라는 자신의 신념을 과시했다.

박원훈 (朴元勳) 전 KIST원장. 김은영 (金殷泳) 한국고분자학회장과 30대 벤처기업가인 장영승 (張永昇) 나눔기술대표 등을 뽑은 것은 신당이 전문가를 중시하고 미래지향적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다.

호남 출신은 단 1명 (조배숙 변호사) 이다.

당 출신 발기인 (19명) 은 동교동계를 줄이고, 부총재단.당 8역이 끼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짜였다.

대신 정동채 (鄭東采) 기조위원장, 정동영 (鄭東泳). 김영환 (金榮煥) 의원 등 대외 이미지가 신선한 실무형 인물을 우선 넣었다.

그러나 한나라당.국민신당에서 온 영입파 중 장영철 (張永喆) 의원 등 5명이 들어가 "영입파 달래기에 신경쓰는 바람에 신당 이미지가 떨어졌다" 는 지적이 나온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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