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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자발적 리콜제 '자동차에서 사과까지' 확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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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삼성전자 에어컨부문 애프터서비스 (AS) 센터는 요즘 몹시 붐빈다.

무더위 고비는 지났지만 자사 에어컨 일부 모델에 대한 공개 무상수리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5월 사이에 생산된 에어컨 15개 모델의 냉방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실제 결함이 발생할 확률은 0.1%에 지나지 않으나 미리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공개 무상수리를 실시하게 됐다" 고 설명했다.

리콜제가 확산되고 있다.

가전제품.자동차 등 내구재는 물론이고 식품.과일 등 전 분야에서 리콜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것. 리콜을 강제하는 법적 장치가 속속 도입되는 데다 기업들도 리콜을 통해 회사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당장의 손해보다 장기적으론 이익이라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분야에서는 쉬쉬하면서 리콜을 꺼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

리콜이란 상품의 결함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면 제조.수입.유통 판매업체가 환불이나 교환.수리해주는 제도. 리콜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자동차업계. 현대차는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30일까지 생산된 엑센트.아반떼.티뷰론 (구형) 등 총 7천9백88대의 자동변속기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발견, 리콜을 실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월에도 아토스자동차 ▶97년 8월에는 아반떼.티뷰론 등에 대해 클러치 실린더 부품 등을 무상수리해줬다.

기아 역시 지난달 카니발 디젤 오토차량을 대상으로 리콜을 적용했고, 대우차도 지난해 5월 마티즈 세미오토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다.

LG전자는 지난 96년 국내에서 사실상 첫 리콜을 실시했으며 삼성전자도 에어컨뿐 아니라 95년 8월~96년 12월까지 생산한 '문단속 냉장고' 중 1만여대에서 냉기를 관리하는 밸브 이상을 발견, 지난 6월부터 공개 무상수리해주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E마트가 식품을 사간 고객이 위생상태.신선도 등에 불만을 제기하면 교환.환불해주는 '신선식품 리콜제' 를 최근 도입했으며, 킴스클럽도 자체브랜드 라면에 대해 소비자들이 불만을 표시하면 구입가격의 두배를 돌려주는 '맛 책임 두배 보상제' 를 실시했다.

충북사과원예협동조합은 7월부터 충주사과에 대해 이 제도를 도입했으며, 애경산업도 레티놀 화장품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소비자보호원 전효중 (田孝重) 팀장은 "과거 리콜은 소비자단체의 압력에 의해 이뤄진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자발적 리콜이 늘고 있다" 고 말했다.

또 산자부도 '전기용품 안전관리법' 을 개정, 내년 7월부터 TV.냉장고.전자레인지 등 1백80개 전기용품에 대해 리콜제를 의무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라 앞으로 이 제도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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