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지킴이' 종교·환경등 40여단체 '연대'결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지리산을 살리자' . 민족의 명산 (名山) 인 지리산을 살리기 위해 시민들이 나섰다.

지리산을 끼고 있는 전북.전남.경남 3개 도 7개 시.군의 환경.시민.종교단체 대표등 70여명은 지난달 23일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지리산을 사랑하는 열린 연대 (약칭 지리산 연대)' 를 출범시켰다.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와 문화, 자연의 소중한 보금자리로 사랑받아왔던 지리산의 곳곳이 그동안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파헤쳐지고 자락에 깃들이고 있던 옛 모습 그대로의 마을과 문화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 이같은 안타까움 때문에 이날 창립대회 열기는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참여연대 박원순 (朴元淳) 사무처장이 창립 기념강연을 하고 적극 동참키로 한 것을 비롯, 녹색연합.광주환경운동연합 등 주요 환경단체와 환경관련 연구소 및 대학 총학생회 등도 참가를 신청해 오는 등 모두 40여개 단체가 연대기구 동참을 선언하고 나섰다.

특히 지리산 연대의 특징은 주변의 사찰과 교회, 그동안 전혀 활동이 없었던 서원 (書院) 과 문중들까지 지리산 살리기에 모두 한데 어우러졌다는 점.

경남 산청의 덕천서원을 비롯해 실상사.화엄사.쌍계사 등 유명사찰, 그리고 남원.진주YMCA와 각 지역 교회 등이 한 목소리로 '지리산 살리기' 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상임대표는 실상사 주지인 도법 (道法) 스님이 맡기로 했고 목사와 시민단체 대표.대학교수 등 4명이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지리산연대는 우선 광역상수원 개발을 위한 댐건설 문제라는 당면 현안과 향후 케이블카.골프장 건설 계획과 관련, 공신력 있는 환경영향평가 실시를 주장하는 등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개발정책을 저지하고 독단적 정책추진에 강력한 제동을 걸기로 했다.

이와 함께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활용해 지리산 생태역사박물관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리산에 직접 올라가지 않고서도 지리산의 역사와 생태환경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청소년교육의 장으로 삼는 한편 지리산 보존의 당위성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서다.

지리산연대 양재성 (梁在成.함양 제일교회 목사) 사무국장은 "앞으로 지리산을 민족과 영원히 함께 하는 공간으로 보존키 위해 다각적인 방법 및 수단을 동원할 것" 이라고 밝혔다. 0597 - 962 - 2896.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