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도입, 첨단과학 내세운 화장품 ‘젊음 코드’로 화사함 되찾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9면

푸서푸석·까칠까칠, 피부가 목말라하는 요즘. 안티에이징 화장품은 뷰티 트렌드의 정점에 있다. 브랜드마다 ‘세월을 묶는 비법’을 앞세워 여심을 끌고 있다. 올해의 화두는 단연 ‘유전자’. 세포 속 유전자 메커니즘을 이용해 피부를 젊고 건강하게 만든다는 원리다. 이쯤 되면 ‘화장은 곧 과학’이다.

윤경희 기자 / 그래픽= 박세미 기자

유전자 앞세운 랑콤 제니피끄

랑콤은 지난 7월 1일 에센스 ‘제니피끄’를 출시, 화장품에 ‘유전자’란 단어를 도입했다. 그간 DNA 관련 제품은 종종 출시돼 왔지만 유전자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제니피끄가 처음이다.

첨단과학을 표방한 제니피끄에 대한 반향은 판매고로 나타났다. 국내 출시 7일만에 1차 출시한 1만1377개가 매진됐고, 이후 지속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2주만에 6600개가 팔렸다. 특히 미국에서는 출시 전 3만개가 예약 판매될 정도였다. 이는 랑콤 에센스 중 최단기간에 최대수량 판매기록이다.

4400개 유전자·1300개 단백질 분석

왜 유전자인가. 유전자 화장품은 과연 어떤 작용을 통해 건강한 피부로 만들어 주는 걸까.

랑콤은 10년간 3개 연구소(파리·뉴욕·도쿄)에서 4400개의 유전자와 1300개의 단백질을 분석, 제니피끄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랑콤은 “제품의 효과 및 혹시 있을지 모를 부작용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와 실험을 수없이 되풀이했다”고 소개했다. 우선 인체와 유사한 인공재건피부로 실험한 뒤 안전성을 확인하고 나서야 자체 임상실험에 들어가다 보니 출시까지 10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통해 7개의 국제 특허도 받았다.

랑콤 과학연구소 베로니크 델비뉴 소장(사진)은 “피부의 아름다움과 변화, 저항력은 대부분 타고난 개인의 유전형질에 의해 결정된다”며 “이 능력은 유전자 내부에 암호화돼 저장돼 있다”고 말했다. 랑콤 연구소는 젊고 건강한 피부에서만 나타나는 특정 단백질 코드를 발견했다. 이와 함께 이 단백질이 탄력이나 매끄러운 피붓결 등 피부나이를 결정하는 핵심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랑콤은 젊은 피부 속 특정 유전자의 합성을 촉진시키는 고농축 활성 성분을 화장품으로 만들었다. 그것이 제니피끄다.

제니피끄의 주성분은 ‘바이오 라이세이트’와 ‘피토스핑고신’. 바이오 라이세이트는 유기물을 많이 함유해 피부세포의 기능을 최적화하고, 피토스핑고신은 세포 재생을 활성화해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물질이다. 로레알 생명과학연구소의 브루노 버나드 소장은 “두달 동안 하루에 2번씩 제니피끄를 사용한 후, 젊은 피부에만 나타나는 특정 단백질의 합성량이 60%이상 상승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눈가 전용 화장품도 유전자 시대

랑콤은 지난달 유전자 메커니즘을 도입한 눈가 전용 화장품 ‘제니피끄 아이 컨센트레이트’도 출시했다. 가벼운 텍스처로 빠르게 스며들어 눈가 피부의 부기와 잔주름, 다크서클을 완화한다. 랑콤은 이 제품이 7일 사용만으로도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