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본사 지방 이전 바람…금호등 55사 옮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건설업체들의 탈 (脫) 서울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보다 지방에 공사일감이 많은데다, 지방 공사의 경우 지역업체가 수주에 유리하게 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중소.중견업체 뿐 아니라 대기업도 이에 가세하면서 지난해 96개사에 이어 올 들어서도 벌써 55개사가 본사를 지방으로 옮겼다.

대한건설협회 김진원 실장은 "서울은 도시가 거의 정비돼 공사가 감소하는 추세인데 반해 지방은 균형개발을 위해 일을 많이 벌이는 분위기라 중소업체들의 지방 이전바람은 당분간 지속될 것" 으로 전망했다.

◇ 이전 업체 = 코오롱건설과 코오롱엔지니어링은 지난 4, 5월 각각 경기도로 본사를 옮겼고 신동아종합건설도 6월 경기도로 이전했다.

금호타이어와 합병한 금호산업 (금호건설) 은 지난 3월 광주로 내려갔으며 성호건설은 7월 본적지를 강원도로 옮겼다.

올해 이전 업체중 63.6%인 35개사가 경기도로 본사를 옮겨 조만간 경기도 업체수가 서울보다 많아질 전망이다. 지금은 각각 7백97개사이다. 현재 전국의 일반 건설업체수는 모두 4천8백84개사다.

◇ 늘어나는 지방공사 = 지역별 공사 수주물량을 보면 서울의 경우 97년의 경우 전년보다 4.9% 늘어나는데 그쳐 전국 평균 증가율 9%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면 경기도는 9.1% 늘어났고 경북은 무려 59.8% 증가했으며 전남은 36.3%의 신장세를 보였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지난해 이후 서울 물량은 되레 감소한 반면 주요 지방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지방 이전 업체에 대한 혜택 = 지방 업체의 경우 우선 국가공사 30억미만, 지방자치단체 발주공사 50억원미만은 해당 지역 업체에만 입찰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또 국가공사 78억미만, 지자체 공사 2백34억원미만은 다른 지역업체의 경우 해당 지역업체와 공동도급 계약을 해야 공사를 수주할 수 있다.

이밖에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업체를 우선 보호하려는 정책을 펴고 있어 아무래도 다른 지역업체보다 일감 따기가 유리한 편이다.

최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