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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상최대 돈세탁 배후 모길레비치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최근 1백억~1백50억달러에 달하는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돈세탁 사건이 폭로되면서 이 불법자금의 주요 출처로 알려진 러시아 기업가 세묜 모길레비치 (53)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미 언론들은 모길레비치를 '러시아 마피아계의 거물' 이라고 지목하며 그가 미국내 위장회사인 '베넥스 월드와이드' 의 뉴욕은행 계좌를 이용, 돈세탁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세탁된 자금의 상당 부분도 그가 무기.마약밀매, 국제매춘조직 운영 등을 통해 모은 검은 돈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모길레비치는 러 일간지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이는 미 연방수사국 (FBI) 이 꾸며낸 헛소리" 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범죄조직 연루설에는 "법을 존중하는 시민으로서 열심히 일하고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있다" 고 받아쳤다.

그러나 그를 추적해온 영국 및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은 모길레비치야말로 최근 6년 사이 전세계적 조직으로 성장한 러시아 '레드 마피아' 의 두목이라고 지목한다.

그는 미 FBI의 추적이 집요해지자 이스라엘 여권을 이용해 미국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계로 우크라이나 태생인 모길레비치는 경제학을 전공한 엘리트 출신. 옛소련 시절 이스라엘로 탈출하던 러 유대인들의 골동품.귀금속을 대리 판매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영국령 채널아일랜드에 석유수출입 회사를 차린 그는 91년 헝가리 여성과 결혼한 뒤 헝가리 국적을 취득, 주요 사업무대를 부다페스트로 옮겼다.

특히 90년대 초반 공산주의 몰락의 혼란상을 틈타 옛소련과 동구권 국가들의 무기밀매를 도우면서 급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95년 영국 수사당국은 그의 개인재산이 아주 적게 잡아도 1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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