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등산로 풀제거 민원내자 바로 온 공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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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 인체에 심각한 피부병을 일으키고 천식을 유발시키는 식물인 '돼지풀' 이 내가 살고 있는 상계동 수락산 일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서울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 중의 하나인 수락산 등산로에 깔려 있는 돼지풀의 꽃가루가 피부에 묻거나 호흡기로 흡입되면 건강을 유지하려고 올라갔던 등산길이 오히려 병을 얻어오는 지름길이 될 것이 뻔하다.

나는 함께 등산길에 나선 사람들에게 돼지풀에 대한 피해를 역설한 뒤 며칠동안 돼지풀을 제거해봤지만 몇 사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할 수 없이 노원구청 공원녹지과 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협조를 구했다.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그날 오후 담당 직원이 전화를 걸어 현장안내를 부탁하는 것이었다.

나는 기꺼이 공무원 두 사람을 안내해 33도가 넘는 땡볕 아래서 같이 풀을 베었다.

일과시간이 지났는데도 일개 시민의 민원사항을 처리하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는 이들의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모든 공무원들이 이들과 같은 사명감을 갖고 국민들을 위해 일한다면 부정부패가 없는 밝은 사회가 될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김순련 <서울 노원구 상계5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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