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평화로운 걸산동에서 ‘끝나지 않은 전쟁’ 실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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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중앙SUNDAY(122호)의 ‘57년을 갇혀 산 고통, 그러나 때묻지 않은 비경’이
라는 제목의 걸산동 소개 기사(6~7면)에는무척 중요한 의미가 담겼다는 느낌이 들었
다. ‘전쟁이 만들어낸 평화로움’이란 묘한 뉘앙스와 그것이 만들어낸 한 마을의 문화와 단면은 매우 이국적이기까지 했다.
이 기사는 내가 가끔은 잊고 지내온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나라’의 현실을 일깨
워 주었다. “한국 땅에서 미국 땅을 거쳐 다시 한국 땅에 온 겁니다”라는 걸산동 주민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대한민국의 국민이 자신이 사는 마을에 가기 위해 각종 패스를 제시해야 한다? 금방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아직도 전장 속에 살고 있는 듯한 걸산동 주민의오늘을 보면서 일말의 서글픔마저 느낀다.
처연한 풍경 속에 전쟁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걸산동 관련 기사는 나로 하여금 현재를 통해 과거를 되짚어 보고 또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쉽게 읽히지만 묵직한 기사라고 생각했다. 이 기사는 오랜 준비를 거쳐 게재됐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의 사회와 정치와 문화도 중요하지만 과거를 잊지 않게 짚어주는 중앙SUNDAY의 기획력에 박수를 보낸다.
강원지 (31·회사원·의왕시 왕곡동)

‘ 갑골문’ 고교생이 보여준 中 다양성의 힘

이양수 기자의 “고난과 희열을 잘 아는 기러기는 실패 두려워 않고 날아오른다”(11면)는 제목의 기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실패를 두려워 않고 날아오른다’는 경구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마음 속에 새길 만하다.
중국 고교생 황링의 이야기는 놀랍다. 중요한 시험에서 어려운 갑골문으로 답안을 쓴 중국 고교생의 당돌한 용기는 참으로 가상하다. 황링의 사례를 통해 중국이 가진 다
양성 내지 다양성의 가능성을 생각한다. 이다양성은 분명 중국의 잠재력이자 가능성의
일부다. 황링은 너무 낮은 점수를 받아 대학에 가기 어려울지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황링을 응원하고 싶다. 그 용기와 발랄함을 잃지 않는다면 어떤 난관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면 좋겠다.
먼 중국 땅에서 날아든 소식을 읽은 우리 고등학생들은 황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우리 청소년들이 황링의 기러기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훨훨 날아오
르기를 기대한다.
한편 황링은 생각 없이 살아가는 게 편한이 40대의 가슴에도 작은 울림을 전해 주었
다. 한문과 서예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을 이제 결심으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전중현 (43·회사원·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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