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지도가 바뀐다] 25. 창비의 필자와 문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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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창작과비평사를 떠올리며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 창비의 필자들과 문인들이다. 이들은 창비라는 실천적 지성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며 시대정신을 이끌었는가 하면 시.소설.평론으로 민족문학론의 토대를 만들며 창비의 정체성을 규정해왔다.

그 동안 사회과학분야에서 가장 많을 글을 기고한 필자 베스트 5는 강만길.박현채.리영희.안병직.김윤수교수. 창비가 계간지 1백호까지 발표된 글을 토대로 뽑은 결과다.

각각 9편의 글로 강만길 교수와 공동 1위를 차지한 고 (故) 박현채 (전 조선대) 교수는 85년 계간지에 '현대 한국사회의 성격과 발전 단계에 관한 연구' 를 발표하며 80년대 중반 이른바 '한국사회구성체 논쟁' 을 촉발시긴 인물. 강만길 교수 역시 '민족사학론의 반성' 등의 글을 발표, 박교수와 함께 민족민중운동을 창출해왔다.

3위는 각 6편의 글을 실은 나머지 3명의 교수. 이영희 한양대 대우교수는 70~80년대 젊은이들의 현실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학자로 한반도 핵무기 문제에 관한 글 등을 꾸준히 실어왔다.

또 '사회경제와 민족운동' 등을 발표한 안병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예술과 소외' 등 민족민중적 입장의 예술비평을 해온 김윤수 영남대 조형학부 교수가 베스트 5에 들었다.

창비의 문인들을 시대순으로 살펴보면 60년대 신동엽.김수영.조태일씨가 시와 시론을 발표하며 민족시의 기틀을 다졌으며 소설에는 김정한씨가 두각을 보였다.

70년대 들어서는 신경림.김남주씨가 민족시와 저항시의 면모를 가다듬었고 고은.김지하씨도 이에 합류한다.

또 이시영.정희성.양성우.최하림씨 등도 당시를 대표할 만한 시인들. 소설에서는 이문구.황석영.현기영.박완서씨 등을 빼놓을 수 없다.

80년대 이후에도 김정환.김용택.천승세.홍희담.윤정모.공지영.공선옥.최영미 등 수많은 작가들을 배출해 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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