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선열들의 자취] 3대 '항일의병' 독립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일제 치하때 3대에 걸친 의병 (義兵) 운동이 80년 만에 햇빛을 보게 됐다.

3대의 의병 운동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종응 (安鍾應.1845~1906) - 안승우 (安承禹.1865~1896) - 안기영 (安基榮.1884~1920) 씨 3대가 그 주인공. 이중 2대인 안승우씨는 1896년 충북 제천 전투에서 의병장으로 7백여명을 이끌고 일본군과 싸우다 순국한 사실이 밝혀져 지난 62년 건국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아들의 군자금.무기를 대준 1대 종응씨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병으로 나선 3대 기영씨의 의병 활동상은 후손 안재규 (安載圭.56.인천시 공무원) 씨에 의해 최근 확인됐다.

종응씨와 기영씨는 15일 제54회 광복절날에 함께 독립 유공 건국포장을 받게 됐다.

이들의 활약상은 안재규씨가 지난 5년간 전국 각 시.군의 문화원을 돌며 수집한 내 고장 역사집에서 드러났다.

또 안승우 의병장의 경호원으로 알려진 고 (故) 박정수씨가 安의병장의 활동을 담아 펴낸 일기 형식의 책자에서도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1대인 안종응씨는 경기도 양평에서 활약한 유인석 의병대장에게도 활동자금과 창.칼 등 무기를 수시로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3대 기영씨는 1910년초께부터 이강년 의병장 아래에서 의병 및 병기를 모으고 의병으로 활동했다.

그는 1920년 일본군과 싸우다 장렬한 최후를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안재규씨는 "지난 95년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조상들의 의병 활동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인천 = 정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