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제2 화장장 강서구 오곡동 유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서울 강서구 오곡동 김포공항 정문 반대편 5만평의 그린벨트구역이 서울시의 제2화장장 후보로 유력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10일 "그동안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추천한 제2화장장 후보지 3곳을 놓고 몇개월간 정밀조사를 벌여왔다" 며 "내부적으로 장단점을 비교분석한 결과,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와 의왕시 청계동에 비해 교통이 편리하고 평지여서 개발이 용이한 강서구 오곡동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 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해당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시의원과 각계인사로 구성된 부지선정 자문위원회에 자문을 구한 뒤 최종 결정은 시가 하게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시가 강서구 오곡동을 제2화장장 부지로 사실상 내정한 것은 다양한 고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가장 큰 배경은 오곡동 일대가 그린벨트로서 생산녹지 (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시가지와 격리돼 있는 점이다.

김포공항의 소음으로 인해 이 지역 4백여 가구가 대부분 보상을 받고 떠난 빈터란 점에서 입지여건이 좋다는 것. 여기에다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거의 없는 지역이고 땅값도 평당 5만~1백만원으로 싸다는 점도 장점으로 지적됐다.

무엇보다 "후보지로 거론됐던 3곳 모두에서 주민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서울의 문제는 서울 지역에서 푸는 게 차라리 낫다" 는 점도 감안됐다는 얘기다.

즉 반대급부로 수백억원대의 주민복지시설을 지어줄 바에야 낙후된 강서지역을 예정지로 선정하는 것이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시는 늦어도 내년까지는 예정지를 최종 확정하고 9백1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1년 중반께 착공, 2002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시는 이곳에 1일 화장능력이 60구인 화장로 20기를 설치하고 8만위 규모의 납골당 (숭조공원) 을 지어 매장중심의 장례문화를 화장중심으로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이 알려지면서 강서구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제 사업추진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자민련 강서을 지구당 (위원장 李敬表) 을 필두로 강서구의회.시의원 등이 최근 '오곡동 화장장 건립 반대 추진위' (위원장 趙南明) 를 만들고 반대 투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서울시가 주민을 배제한 채 사실상 부지를 선정했다" 며 "혐오시설이 들어서 낙후된 강서지역의 발전을 가로막지 못하도록 결사 저지할 것" 이라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