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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새흐름…각계 전문가 영입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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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홍세표 (洪世杓) 전 외환은행장이 지난 2일부터 태평양로펌에 출근했다. 태평양측은 "洪전행장은 금융권과 관련된 각종 법률분쟁에서 변호사들을 돕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대형로펌 (법률회사) 업계들이 적극적으로 각계 전문가를 찾아나서고 있다. 고위 관료나 대사 등을 지낸 전문가를 고문으로 영입, 자문을 받거나 경제부처 실무 국.과장급을 스카웃해 법률의 해석과 집행에 대해 전문적인 조언을 받고 있다.

거물급을 영입한 것은 전에부터 있어온 일이지만, 최근에는 대상권이 실무 담당자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찬반이 엇갈린다.

'고객들에게 법률.세무.회계.변리 등 원스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는 찬성론과 '법률적으로 안되는 일을 되게하는 로비스트로 활용하기 위한 것 아니냐' 는 지적이 맞서고 있다.

김&장의 한 변호사는 "미국.유럽도 법률회사와 회계법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으며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 대형로펌들과 경쟁하려면 고객들에게 충분하고 깊이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고 말했다.

◇ 어떤 사람들을 영입하나 = 가장 활발한 곳은 국내 최대의 로펌인 김&장. 지난해 재정경제원과 국세청에서 서기관으로 일하던 전홍렬 (全弘烈) 씨와 하봉우 (河鳳旴) 씨를 고문으로 스카웃했으며 최근에는 백만기 (白萬基) 특허청 심사4국장이 합류했다.

광주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임향순 (林香淳.세무사) 씨도 지난해 이 회사에 들어갔다.

현재 현홍주 (玄鴻柱) 전 주미대사와 구본영 (具本英) 전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대사가 고문으로 있으면서 소속 변호사나 고객을 대상으로 경제정책이나 세계경제.국제정치 흐름 등을 강연하고 있다.

태평양에는 지난달부터 특허청 국장출신의 정완섭 (鄭完燮.변리사) 씨가 근무중이며 통상산업부와 국무총리실에서 일했던 표인수 (表仁洙).김지수 (金志洙) 국제변호사가 활약하고 있다.

세종에는 상공부 차관보.특허청장 출신의 김태준 (金泰俊) 씨와 재정경제원 관세.국고국장 출신의 한택수 (韓澤洙) 씨가 고문으로 있다.

이밖에도 삼성물산 부사장 출신 주영석 (周永奭) 씨와 신한은행 지점장출신 이근태 (李根泰) 씨가 기업 및 금융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 한미로펌은 곧 현직 행정부 국장 1명을 스카웃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변호사가 수십명 이상인 대형로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고객들의 종합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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