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를 꺾다 … ‘룰라 감격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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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가 3일 새벽(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121차 총회에서 2016년 여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남미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IOC 출범 122년 만에 처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비롯해 마드리드·도쿄·리우 등 4개 도시가 경합한 1차 투표에서는 사마란치 IOC 명예위원장의 지원을 등에 업은 마드리드가 28표로 깜짝 1위를 했다. 시카고는 18표에 그쳐 가장 먼저 탈락했다. 시카고 지지 표를 흡수한 리우는 최종 3차 투표에서 마드리드를 꺾고 결국 승리했다. <표 참조>

올림픽 유치 경쟁의 후발 주자였던 리우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을 비롯해 축구황제 펠레, 주앙 아벨란제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남미에서도 올림픽이 열려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하면서 강자로 떠올랐다. 펠레는 “미국에 오바마 대통령이 있다면 브라질에는 룰라 대통령과 내가 있다”고 큰소리쳤 다. 브라질은 2014년 축구 월드컵에 이어 2016년 올림픽까지 치르게 돼 세계 스포츠의 메카로 떠올랐다. 오바마는 부부 동반으로 코펜하겐까지 직접 날아가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하는 열의를 보였지만 룰라를 이기지 못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보다 룰라 대통령의 연설이 더 뛰어났다”고 평가해 ‘룰라 효과’를 강조했다. 룰라는 “지금 이 자리에서 죽는다 해도 여한이 없다”며 "남미의 승리”라고 말했다. 펠레도 “월드컵 축구대회 우승보다 더 값진 승리였다”며 “신이 브라질에 축복을 내렸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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