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충돌 시나리오]중 인해전술로 겹포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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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홍콩.베이징 = 진세근.유상철 특파원]리덩후이 (李登輝) 대만 총통의 양국론 발언 이후 대만과 중국은 한동안 날카롭게 대립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면서 한풀 꺾여가는 분위기다.

양국은 최근 '기본적인 입장' 엔 변화가 없다는 정도에서 한발씩 뒤로 뺐다. 그러면서도 중국과 대만은 최근 무력충돌의 시나리오를 각각 공개했다. 정부 또는 정부고관 명의로 된 공식자료를 통해서였다. 만일의 경우엔 서로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중국의 '3단 (段) 4보 (步)' 전략 = 인민해방군이 직접 편찬하는 '중국국방보' 는 25일 "대만해방전쟁을 위한 3단4보 전략이 확정됐다" 고 밝혔다.

'3단4보' 란 봉 (封.포위).타 (打.공격).등 (登.상륙) 의 세가지 전술이 4단계로 나뉜 것을 가리킨다.

1단계는 전면봉쇄와 포위. 즉 난징 (南京) 및 푸젠 (福建) 군구 소속 해군 26만명과 구축함 15대, 잠수함 30대를 동원해 대만해협을 이중으로 감싸는 것이다.

주요 도서들에는 개별 포위망이 쳐진다. 이때 수호이 - 27기 등 전투기 7백대로 공중포위망도 쳐진다. 대만에 대한 외부지원과 탈출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2단계는 주변섬 점령을 통한 대만 압박. 미사일과 폭격 등을 통해 대만해협내 진먼다오 (金門島) 와 마쭈다오 (馬祖島) 를 점령하는 단계다.

3단계에선 3천대의 전투기를 대만섬 코앞에 있는 펑후 (澎湖) 군도 주변에 출격시켜 대만 공군력을 섬멸한다. 이 단계가 지나면 대만은 완전 무장해제된다.

마지막 4단계는 대만 경제의 파괴를 피하면서 대만을 점령하기 위해 레이저미사일과 중성자탄을 사용하는 것. 대만섬 상륙작전에는 5개 공수사단과 10개 기계화사단 등 총 10만명이 동원된다.

◇ 대만의 반격 = 대만 전략의 요체는 후방교란이다. 李총통의 최측근인 류타이잉 (劉泰英) 국민당 투자관리위원회 주임은 25일 방콕에서 거행된 한 세미나에서 "대륙의 공격을 받으면 톈궁 (天弓) 2호 미사일로 홍콩과 상하이 (上海) 를 공격할 것" 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고위관리가 중국을 무력으로 공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과 상하이라는 중국 양대 금융시장을 교란시켜 중국의 전쟁수행의지를 꺾겠다는 전략이라고 劉주임은 설명했다.

톈궁2호의 최대 사정거리는 1백50㎞에 불과하기 때문에 거리가 각각 7백76㎞.6백35㎞에 달하는 홍콩과 상하이를 공격하기에는 역부족. 劉주임은 이에 대해 "우선 이들 두 도시의 외해 (外海) 를 공격한 뒤 전투함에 미사일을 싣고가 근거리에서 발사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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