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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열나네…계투진이 6점차 못지켜 4승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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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 LA 다저스전에 선발 등판한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몬트리올 AP=연합]

형은 호투하고도 승리를 도둑맞고, 안타까지 날린 동생은 도중에 교체당하고-.

고려대 선후배 사이인 김선우(27.몬트리올 엑스포스)와 최희섭(25.LA다저스)이 24일(한국시간) 미국 프로야구에서 나란히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했다. 김선우는 이날 몬트리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등판했다. 후배 최희섭(25)과 시즌 투타 대결로 관심을 끈 경기였다.

1주일 만에 선발로 나온 김선우는 몸이 가벼운 듯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더니 이후 5.2이닝 동안 단 3안타 1실점으로 다저스 타선을 요리했다. 3회 무사 1.2루에서 번트 타구를 급히 처리하려다 악송구로 1실점한 것이 유일한 오점. 그러나 이어진 1사 1.2루 위기를 병살타로 막아내며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이런 김선우 앞에서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한 최희섭은 처음엔 당황했다. 김선우가 '강속구 투수'가 아닌데도 2회 첫 타석에서 자신을 상대로 시속 151㎞짜리 직구를 꽂아댔기 때문이다. 최희섭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제 '풀타임 빅 리거'로 시즌 중반을 훌쩍 넘긴 최희섭도 예전처럼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았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그는 김선우와 신경전 끝에 깨끗한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김선우가 6회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만 해도, 선후배는 이렇게 '윈윈 게임'을 치른 듯했다. 7-1로 크게 앞선 상태에서 승리요건을 채우고 교체된 만큼 김선우는 시즌 4승째가 유력했고, 그를 상대로 안타를 하나 쳐내며 타격감을 찾은 최희섭은 새 투수를 부담 없이 공략해 볼 만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엑스포스가 왼손투수 조이 에이션을 올리면서 모든 게 틀어졌다. 다저스의 짐 트레이시 감독은 왼손타자라는 이유로 최희섭을 곧바로 교체해 버렸다. 에이션은 7회에만 무려 4실점하며 먹구름을 드리웠다. 엑스포스는 7-5로 앞선 9회 초 마무리 채드 코데로를 올렸지만 그마저 2점 홈런을 맞아 동점을 허용, 김선우의 승리를 날려버렸다.

경기는 9회 말 1점을 보탠 엑스포스가 8-7로 이겼다. 김선우는 방어율을 5.14(기존 5.44)로 낮춘 데 만족해야 했다. 최희섭도 타율 0.262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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