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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가 제작하는 시사 프로 정치·이념적 편향성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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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는 29일 오후 창립 1주년을 맞아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시사 프로그램의 편향성 진단과 극복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재교 공언련 공동대표는 ‘PD 저널리즘의 진화를 위한 제언’이란 발제를 통해 각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이 편향성을 갖게 된 원인과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PD가 제작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대체적으로 정치·이념적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며 “프로그램 내용이 PD의 기획과 의도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특정하게 연출된 사실이 일방적으로 증폭 또는 왜곡돼 시청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사 프로그램의 편향성 원인에 대해선 “데스크가 호의적 정파에 불리한 뉴스는 대폭 축소하고 반대 성격의 뉴스는 확대한다. 또 PD 연출에 의한 편향성 개입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또 “PD 저널리즘이 가질 수 있는 연출 가능성을 최대한 제거해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입체적이고 심층적인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충웅 뉴라이트 방송통신정책센터 대표는 “시사 프로그램들이 대체로 대립적인 세계관과 계층 갈등을 부각시키는 불균형적인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평국 경기대 영상학부 교수도 “윤리적인 문제가 부각되는 시사 프로그램의 경우 시니어 급이 연출을 맡아야 한다”며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고, 창작보다 정보를 모으고 수집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기업원 최승노 대외협력실장은 “시사 프로그램들이 유독 경제 분야에서 개방화에 대한 반대를 부각시켜 왔다”며 “사회 공동체가 지향하는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형태의 비판과 감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송 4사 시사 프로그램 모니터링 보고서=공언련은 이날 ‘지상파 방송 4사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종합 모니터링’이란 보고서를 발간했다. 2006년 1월 1일부터 2009년 7월 31일까지 KBS·MBC·SBS·EBS 등 방송 4사의 11개 시사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시장(181건)과 역사(31건) 문제를 주로 보도했고, KBS는 북한(49건)과 교육(58건)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장 개방 문제와 관련해선 4개 방송사 모두 부정적이거나 반대 입장에 섰다. 시장 개방을 다룬 프로그램의 88%(14개)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치우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문제에서도 해당 사안의 긍정적 취지는 축소하고 부작용을 지나치게 부각한 경향이 있었다. 교육 문제를 다룬 27개 프로그램 가운데 20개가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탈북자 문제가 10건, 북한 식량난을 다룬 프로가 4건 있었지만 북한 인권을 주제로 다룬 프로그램은 한 건도 없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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