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심판들 '자립선언'…심판경시풍조에 일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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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스트라이크를 외쳐야 할 심판이 웬 스트라이크 (파업)" 메이저리그 심판들이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메이저리그 심판 68명중 57명은 15일 (이하 한국시간) 올스타전 휴식기를 이용해 모임을 갖고 9월 3일 일제히 사직서를 제출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사직한 뒤 돈을 받고 경기에 심판을 파견하는 '심판 회사' 를 차릴 계획" 이라며 "심판들의 스케줄을 직접 조정하는 등 심판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 고 밝혔다. 이번 모임에 참가하지 않은 11명의 심판들도 곧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판이 시즌 종료를 한 달여 남겨 둔 9월 일제 사직을 결정한 것은 야구계 전반이 심판을 얕잡아 보는 데 대한 경고의 의미다.

심판들은 지난 96년 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 선수 로베르토 알로마가 심판 얼굴에 침을 뱉어 5경기 출장정지라는 가벼운 징계를 받은 이후 선수.구단에 대해 감정이 날카로워졌다.

지난 3일 선수와 가벼운 몸싸움을 벌인 심판이 3경기 출장정지를 받은 후 심판들은 감정이 폭발했다. 연봉이 7만5천달러에서 22만5천달러인 심판들은 계약상 파업이 금지돼 있다.

구단주들은 "심판들의 협박은 지긋지긋하다. 이 기회에 심판들을 갈아치우자" 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양측의 공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구단주들은 79, 85, 95년 심판 파업기간 중.고등학교와 대학 심판들을 고용했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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