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육상] 인간탄환 "0.01초 빨랐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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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고의 경주였다.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실감이 안 난다."

육상 남자 100m에서 우승,'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한 저스틴 게이틀린(22.미국)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말처럼 게이틀린은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들이 펼친 경주에서 믿기 힘든 이변을 연출했다.

▶ 저스틴 게이틀린(右)이 프란시스 아비크웰루(中)와 모리스 그린(左)을 0초01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1위로 피니시 라인을 끊으면서 새 ‘인간 탄환’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아테네 AP=연합]

출발을 알리는 총소리가 울리기 전까지 게이틀린은 전혀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1m85㎝.83㎏의 이상적인 체격으로 기대주로 촉망받았지만, 2001년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1년간 트랙을 떠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총소리가 울린 다음 2~3초 동안에도 게이틀린은 눈에 띄지 않았다. 금메달의 주인은 모리스 그린(미국).아사파 포웰(자메이카).킴 콜린스(세인트 키츠 네비스) 중 한 명일 것이라는 예상은 여전히 유효해보였다.

그러나 30m 지점에서부터 게이틀린이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폭발적인 속도로 대열을 이끈 그는 가슴을 쭉 들이밀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9초85. 2위 프란시스 아비크웰루(포르투갈)를 0초01 차이로 따돌린 아슬아슬한 1위였다. 같은 기록(10초25)을 세운 두 선수를 상대로 사진판독으로 우승자를 가려낸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이후 가장 근소한 차이의 1, 2위. 게이틀린의 스퍼트에 눌린 그린은 9초87로 3위에 그쳤고, 우승후보였던 포웰은 5위(9초94), 콜린스는 6위(10초00)에 그쳤다.

아테네=특별취재팀

*** 아테네 올림픽 특별취재팀
◆스포츠부=허진석 차장.성백유.정영재.김종문 기자
◆사진부=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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