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 마찰’ 국방예산 3.8% 증액 … 세종시는 예정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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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교육·농어촌=내년에 새로 도입하는 희망키움통장은 기초수급자가 빈곤에서 탈출하는 걸 돕기 위한 것이다. 수급자가 일해서 번 돈이 최저생계비(4인 가구 기준 월 133만원)의 70%를 넘으면 매달 30만원까지 정부가 통장에 넣어준다. 통장에 쌓인 돈은 2~3년 뒤 수급자 신분을 벗어나면 창업을 하거나 집을 사는 데 쓰게 된다.

장애수당은 내년 하반기부터 장애인 연금으로 바뀐다. 월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20%까지인 사람에 대해 지급하던 것을 150%로 늘려 10만 명가량이 월 9만원 정도를 새로 받는다. 소득 하위 60%까지였던 둘째 아이 보육비 지원이 하위 70%로 늘고, 보육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맞벌이 부부의 소득 한도도 월 498만원으로 높아진다. 빈곤층 치매노인 6만7000명은 월 3만원의 약값을 지원받는다.

희망근로사업은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규모를 25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줄인다. 청년인턴제 가운데 행정인턴제는 없어지지만 중소기업 인턴은 계속된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55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사교육비를 줄이는 노력도 계속된다. 자율형 사립고가 35개 추가로 설립되고, 교과교실제를 시행하는 학교도 현재 647곳에서 707개로 늘어난다. 부처별로 제각각 진행돼온 정부 초청 장학생 프로그램은 ‘글로벌 코리아 스칼라십’으로 통합된다. 초청 대상은 2100명에서 3600명으로 늘어난다.


◆사회간접자본·산업·연구개발=기업형 수퍼마켓(SSM)에 대응해 동네 수퍼를 가격과 위생·서비스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숍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추진된다. 내년에 시설자금 1000억원과 컨설팅 비용 110억원이 투입된다.

사상 처음으로 기초 연구에 대한 투자가 전체 연구개발(R&D)의 30%를 넘어서게 된다. 국책연구소 인건비의 50%만 정부가 부담하던 것을 60%로 늘려주기로 했다. 안정적으로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한국형 우주발사체와 위성체 개발 예산도 1044억원 배정했다. 올해 나로호 발사에 실패했지만 우주기술 자립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신종 플루에 대처하기 위해 항바이러스제 500만 명분을 추가 확보(550억원)하고, 면역백신 개발(150억원)과 국가격리시설 건립(617억원)에 예산을 배정했다.

◆ 국방= 정부가 확정한 내년도 국방예산안은 29조6039억원이다. 올 예산(28조5326억원)에 비해 1조713억원(3.8%) 증가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30조7817억원보다는 1조1778억원이 삭감된 액수다. 국방예산안은 ▶경상운영비(인건비 등) 20조3563억원 ▶방위력 개선비(무기 구입비) 9조2476억원으로 구성됐다.

앞서 국방예산 증액을 놓고 이상희 전 국방부 장관과 장수만 차관은 갈등을 빚었다. 올해 대비 3.4% 증액을 주장한 장 차관에 맞서 이 전 장관은 7.9%가 증액되지 않으면 ‘국방개혁 2020’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반발했다. 이 전 장관이 이런 내용을 담은 편지를 청와대에 보내면서 서한 파동을 빚기도 했다. 28일 정부가 최종 확정한 국방예산안(3.8% 증액)은 장 차관 주장치보다는 높고 이 전 장관의 요구치보다는 낮은 규모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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