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브리핑] 문학 -1백년 정리 심포지엄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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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위기의 한국문학' 을 걱정해온 문학계 안팎의 목소리는 하반기들어 다양한 모색을 시도할 전망이다.

대구 계명대가 주최한 '한국문학작가대회' 에서 문학적 귀족주의를 해법으로 내세웠던 황지우. 정과리. 이인성씨는 상반기 시집을 펴낸 황지우씨에 이어 정과리씨가 평론집을, 이인성씨가 창작집을 준비중이라 저마다 작품으로 해법을 구체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활동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은 IMF를 혹독하게 겪었던 문학과지성사가 상반기 신경숙장편. 황지우시집을 베스트셀러 수위에 올리면서 활기를 띄고 있다는 점. 오랜 맞수로서 국내 문학계를 이끌어온 창작과비평사 역시 박완서.은희경.공지영으로 이어지는 창작집들이 판매호조를 기록하고 있다.

두 출판사가 경영면에서 중심을 잡아가면, 신인작가 발굴 등 문학 위기 타개를 위한 구체적 대안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10만~20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소수 스타작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작가들은 초판 3천~5천부도 채 소화가 되지 않는 '빈익빈' 현상은 상반기에도 심화됐다.

상반기 진행된 10억원규모의 전업작가지원사업은 하반기에도 한 차례 더 문학계에 대한 긴급수혈을 준비중인데, 이를 안정적인 문학지원책으로 전환하는 문제 역시 하반기의 과제다.

중소출판사중에는 작가정신이 문예지용으로 발표되던 중편소설을 단행본으로 출간, 틈새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기획을 상반기에 선보였다.

최근 윤대녕창작집을 펴낸 생각의나무를 비롯, 문학출판을 지향하는 중소출판사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하반기에는 문학출판에도 기획개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계간문예지 '포에지' 여름호가 김춘수.고은.황동규.정현종 등 12명의 한국시인 특집을 펴내는 등 올상반기 한국문학에 대한 해외의 관심은 활발한 편이었다.

재미교포 작가 수잔최, 일본의 대표적인 신세대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내한이 추진되고 있는 등, 문학계의 해외교류 확대도 하반기 문학계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문학을 둘러싼 그간의 논의를 집대성할 자리로 9월 대산문화재단주최 '현대한국문학1백년' 심포지엄이 준비되고 있다.

역사소설. 민족어. 문학과 정치.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등 주제별로 문학적 입장과 견해가 다른 국문학연구자와 평론가들이 발표.토론자로 참석, 지난 1백년을 돌아보는 것으로써 다음 세기 한국문학의 출발선을 그을 예정이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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