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보수파 반발 속 '호남 껴안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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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좌석 밑에서 뭔가를 찾고 있다. 오른쪽은 김덕룡 원내대표. 김형수 기자

한나라당은 28~30일 전남 구례.곡성 등지에서 의원 연찬회를 연다. 30일엔 소속 의원 전부가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한다. 이는 호남에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23일 의원총회에선 영남권의 일부 보수파 의원이 5.18 묘역 참배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방호 의원(경남 사천)은 "당의 정체성을 보면 대표가 참배하는 것은 그런대로 수용할 수 있으나 전체 의원들의 참배는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택수 의원(대구 북을)도 같은 주장을 했다. 그래서 의총이 다시 열렸다. 안 의원은 "(우리를) 싫어하는 곳에 왜 가느냐"고 했다.

김용갑 의원(경남 밀양)은 "묘역 참배를 강행할 경우 (연찬회에) 못 간다"고 했다. 비주류인 이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영남 정서'를 의식한데다 박근혜 대표 등 주류를 견제하기 위함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그럼에도 의총에선 "호남으로 가자"는 목소리가 더 컸다. 소장파인 원희룡 최고위원 등은 "지역정당으로 주저앉아선 안 된다"고 했다. 이런 진통 끝에 한나라당은 계획을 그대로 실행하기로 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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