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최후의 패착 13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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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결승> ○·이원영(아마) ●·한웅규 초단

제11보(137~150)=중앙의 끝내기는 어렵다. 수읽기는 물론 상상력 같은 차원 높은 힘이 필요하다. 벌써 15년쯤 되었을까. 서봉수 9단은 당시의 이창호 9단을 두고 “그는 바둑 사상 중앙의 끝내기를 아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웅규 초단이 중앙을 바라보고 있다. 네 귀, 네 변은 다 끝났다. 이제 중앙만, 그것도 약간만 남았다. 이곳에서 역전시켜야 한다. 지금의 한 수가 마지막 기회다.

마지막 초읽기의 재촉을 받던 한웅규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139로 갔다. 위쪽 백의 차단과 백△ 한 점의 생포를 노리는 수. 매우 위협적이다. 통하기만 하면 역전이다. 한데 아마추어 이원영은 수를 정확히 보고 있다. 140으로 연결하고 141엔 142로 맞선다. 허술하기 짝이 없지만 ‘참고도1’ 흑1의 절단은 안 된다. 2와 4가 절대 선수라서 10에 이르면 A와 B가 맞보기. 그렇다면 139는 허공 을 친 것이 아닌가. 박영훈 9단은 139를 최후의 패착으로 지목했다. 그는 ‘참고도2’ 흑1을 제시했다. 백이 한 점을 살리려면 예를 들어 백이 2, 4로 뚫고 나오면 흑도 자연스레 5로 움직인다. 이제야말로 어느 한 쪽이 크게 위험해진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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