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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레이다] '조정국면 받침돌'기관 믿음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지속적인 활황세를 유지하고 있는 올해 증시에는 하나의 의미 깊은 흐름이 있다. 그것은 기관이 선도하는 가치 중심 투자의 정착이다.

유동성장세로부터 출발한 99년 주식시장은 실적장세로 접어들면서 기관들이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실적과 내재가치에 의한 투자라는 새로운 투자문화를 선도함으로써 99년이 간접투자의 원년으로 기록될 수 있는 의미있는 시장 흐름을 일구어냈다.

간접투자문화가 정착돼 있는 선진국의 경우에 비춰볼 때 이런 흐름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보통 경기상승 국면에서 기관화 장세는 단기적으로는 조정국면을 맞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상승추세를 나타내게 만련이다. 증시조정기에는 기관들이 받침대 역항을 하고 상승기에는 전문성과 정보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함으로써 안정적 상승 패턴을 그리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증시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여건을 보면 이런 상승패턴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99년도 물가상승률이 2%정도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GDP상승률은 계속해서 상향 조정돼 최근 정부에서도 6%대를 예상한 발표가 있었고, 기업들의 상반기 결산실적은 연초 기대치보다 훨씬 더 크게 개선되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연방기금금리 인상폭 또한 기대보다 낮은 0.25%포인트에 그친 것도 증시에 호재로 장용하고 있다. 6월중 계속됐던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우리 시장을 떠나는 것이라기보다는 이익 실현 목적이 강해 보이며,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그들의 투자 패턴과 아시아 시장의 성장잠재력을 고려해 볼때 다시 매수세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리고 6월중에도 6조5천억원에 이르는 자금이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유입되는 등 유동성이 간접투자시장으로 계속 들어오고 있어 수급상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계속되리라고 전망된다.

이런 증시 환경하에서는 기존과는 다른 투자마인드가 필요하다. 싼 주식의 주가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본질 가치가 높은 주식의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철저한 가치 중심의 관점에서 종목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단지 무겁다는 이유로 상승폭이 작았던 대형 우량주들이 기관화장세가 진전됨에 따라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최근에 와서 주가지수가 너무 높다는데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는 아직도 지수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저평가 종목들이 많으며, 위와 같은 우호적인 증시여건을 통해서 판단해 보더라도 지수에 얽매이기보다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기초한 장기투자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구재상 미래에셋 운용이사

◇ 필자 약력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91년 동원증권 주식부 운용역

▶96년 동원증권 압구정지점장 (최연소 33세)

▶현 미래에셋 운용이사

◇ 알림 = 투신사 펀드매니저들에 이어 다음주부터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기업분석가) 들이 증시레이더 난을 돌아가며 담당하게 됩니다. 다음주는 대우증권의 최용구 조사부장이 증시레이더를 집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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