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3당 대표연설] 흔들리는 국정처방 3당 3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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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일 열린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3당 대표는 저마다 난국 수습과 처방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지속적 개혁을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아예 국정운영의 기본틀을 바꾸라고 촉구했다.

여당의 자기반성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옷 사건과 검찰 간부의 발언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 (국민회의 金令培총재권한대행) , "오늘의 사태는 결국 집권 여당의 잘못이란 사실을 통감하며 뼈아픈 반성을 하고 있다" (자민련 朴泰俊총재) 는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6.3재선거로 원내에 재진출한 후 첫번째 대표연설을 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여당의 실정을 사정없이 몰아쳤다.

그는 "대통령 사과 이후 여론이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자 여당이 또다시 국민의 뜻을 철저히 외면한 채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3당 대표들의 이날 연설은 중산층 잡기와 민심 추스르기에 집중됐다.

이들은 중산층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정책대안을 경쟁적으로 내놨다.

金대행은 직업훈련과 신지식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 의료보험제도 및 국민연금제도 개선 등을 약속했다.

朴총재도 "국민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 국민불만의 표적이 되고 있는 정책 등은 대담하게 유보시키거나 대안을 찾아야 한다" 고 주장했다.

李총재는 간접세 비중을 낮추는 세제개혁과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즉각 실시를 촉구하는 한편 저소득층 보호를 위한 제반 입법 추진을 약속했다.

이들은 최대 쟁점인 특검제를 놓고도 팽팽히 맞섰다.

金대행은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 사건에 한해 한정적 특검제를 도입하고 ▶야당이 주장하는 전면적 특검제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다루며 ▶이를 논의할 3당 3역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李총재는 역시 "金대통령의 사과가 진실된 것이라면 4대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제 요구가 수용돼야 한다" 며 기존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朴총재는 "특검제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면서도 "검찰이 특검제를 기피하는 이유 그 자체가 이 제도를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생각하는 국민 정서를 직시해야 한다" 며 검찰의 중립성을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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