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 4팀 4색 … 무슨 단풍이 천하를 물들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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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8년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순위싸움이 끝났다. 상위 4개 팀은 2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KIA는 해태 시절이었던 1997년 이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지난 2년 연속 챔피언에 올랐던 SK는 올해 2위로 떨어졌다. 두산-롯데의 준플레이오프 승자가 플레이오프에서 SK와 만난다.

◆KIA, 파워풀하다=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KIA는 최강의 파워를 갖추고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 로페즈(14승5패, 평균자책점 3.12)와 구톰슨(13승4패, 3.24)은 한국시리즈 1, 2차전 등판이 유력하다. 여기에 좌완 에이스 양현종(12승5패, 3.15)과 WBC 영웅 윤석민(9승4패, 3.46)은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다. 마무리는 평균자책점 0.53을 기록한 유동훈(6승2패·22세이브)이 맡는다.

타선의 힘도 돋보인다. 홈런(36개)과 타점(127개) 타이틀을 차지한 김상현과 홈런 2위(33개), 타점 공동 3위(100개)에 오른 최희섭 쌍포는 국내 최강이다. 이종범·이용규·김원섭이 득점 찬스를 만들고 중심타선에서 타점을 쓸어 담는 것이 KIA 득점공식이다. 그러나 선수 대부분이 큰 경기 경험이 없다는 점이 핸디캡이다.

◆SK, 원더풀하다=SK는 시즌 막판 18연승을 달리며 독한 모습을 보였다. KIA는 SK의 저력을 잔뜩 경계하고 있다.

지난 2년간 페넌트레이스 우승-한국시리즈 우승을 석권한 SK는 어느 팀도 따라오지 못할 조직력을 자랑한다. 시즌 중반 에이스 김광현과 주전 포수 박경완이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팀 평균자책점(3.68)과 경기당 득점(5.5) 1위에 올랐다. 그만큼 공수가 탄탄하다는 뜻이다.

투수력도 KIA 못지않다. 송은범(12승3패, 3.13)과 글로버(8승3패 2.08)가 건재한 데다 플레이오프엔 김광현(12승2패, 2.80)이 왼손 부상을 털고 돌아온다. 부상병들이 합류하면 SK는 우승 전력이라는 평가다.

◆두산의 토털야구=지난 2년 연속으로 SK와 한국시리즈에서 겨뤄 패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힘든 여정을 시작한다. 선발진이 약하고 지난해까지 주축 타자였던 홍성흔이 롯데로 이적한 공백도 크다.

힘으로는 KIA와 SK에 밀리지만 두산의 팀워크는 꽤 탄탄하다. 이종욱·고영민·김현수 등 젊은 선수들이 베이징 올림픽과 WBC를 통해 ‘이기는 야구’를 배웠다. 팀 도루 127개로 4위지만 베이스러닝은 4개 팀 가운데 최고다. 팀 실책(67개)이 8개 구단 중 가장 적다는 점도 포스트시즌에서 큰 장점이다. 짜임새로 보면 두산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롯데의 엘리트야구=롯데는 준플레이오프 상대인 두산과는 반대의 팀컬러를 갖고 있다. 두산이 선수 모두의 힘을 짜내 싸운다면 롯데는 핵심 선수 의존도가 높다. 조정훈(14승9패, 4.05), 송승준(13승8패, 4.72), 장원준(13승8패, 4.15)이 이루는 선발진이 좋다. 또 홍성흔(타율 0.371, 12홈런), 이대호 (0.293. 28홈런), 가르시아(0.266. 29홈런)의 화력도 상위 3개 팀 못지않다.

문제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3연패로 무너졌던 것처럼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로이스터 감독이 초반 분위기를 잘 잡는다면 상승 여력은 충분한 팀이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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