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과 라틴블루스 조화-산타나 새앨범 '슈퍼내추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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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재즈.록.힙합 등 모든 팝 음악의 뿌리를 찾다보면 미국 흑인노예들의 흐느낌을 담은 블루스에 닿게 된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라틴 향기가 짙은 블루스록을 구사해온 밴드 산타나의 새 앨범에 힙합계의 히로인 로린 힐, 힙합가수 와이클리프 진, R&B가수 이글 아이 체리, 모던록계의 주목받는 신인밴드 에버 래스트 등이 참여한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자기가 추구하는 음악의 근원을 돌아본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

정규 음반으로는 3년만에 발표하는 산타나의 새 앨범 '슈퍼내추럴' 은 이 밴드를 대표해온 기타리스트 카를로스 산타나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브라질 등 라틴 아메리카의 토속적이고 원시적인 리듬을 블루스에 녹여왔던 그의 음악을 보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조합했기 때문.

록 가수 롭 토머스가 노래를 부른 '스무드' 는 기존 라틴 블루스에 재즈적인 요소까지 녹여 마치 스팅의 '맨 온 더 버번 스트리트' 를 듣는 느낌을 준다.

로린 힐과 남자 힙합가수 시 - 로가 함께 참여한 '두 유 라이크 더 웨이' 는 90년대의 힙합이 전통적인 블루스.라틴음악과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할 수 있는지 모범을 보여준다. 물론 기존 산타나 팬에게 걸맞을 '엘 파롤' 같은 음악도 담겨 있다.

이 음반의 백미는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 중 하나인 에릭 클랩튼과의 연주곡 '더 콜링' .7분48초에 달하는 이 대곡에는 산타나가 추구해온 모든 음악 열정과 이후 추구하려는 방향이 녹아있다.

여기에 이 앨범의 제작에도 참여한 클랩튼의 중후한 블루스 연주가 곡에 깊이를 더한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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