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박찬호의 '7번타자 징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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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언러키 세븐' . 박찬호에게 '7' 은 불행의 숫자다. 7번타자를 모두 '천적' 이라고 말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박찬호의 최근 등판 내용을 분석하면 어쩔 수 없다.

상위 타선을 그런대로 막아내며 버티다가 하위 타선이 시작되는 7번타자에게 결정적인 안타를 거푸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박찬호는 7번 루벤 리베라에게 호되게 당했다. 2회 2점 홈런을 얻어맞고 7회에는 추가 실점의 빌미가 된 2루타를 맞았다.

지난 1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서도 박찬호를 무너뜨린 주인공은 연타석 홈런을 때린 7번 브랜트 브라운이었다. 난투극이 벌어진 5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전에서도 박은 4회 7번 맷 웰벡에게 통한의 만루홈런을 얻어맞고 흥분하기 시작했고 결국은 퇴장의 수모까지 당했다.

3경기 연속 7번타자에게 홈런을 얻어맞고 경기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원인은 잘라말할 수 없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상위 타선을 상대한 뒤 한숨 돌리다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찬호는 평소 상위 타선보다도 하위 타선에 어이없는 안타를 내주며 무너지곤 했다.

요즘엔 하위 타순 가운데서도 7번이 문제다. 이유없는 부진에 시달리다 보니 별 이상한 징크스마저 생기고 있다.

LA지사 =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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