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놀다간 자리에 쓰레기 아직도 그런 사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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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지인이 살고 있는 가야산 인근의 시골에 나들이를 갔다.

혹시나 일손에 보탬이라도 될까 싶어서였다.

농촌은 겨울철 동안 사용했던 비닐하우스를 걷어내고 막바지 모내기가 한창이었고 하천마다 때 이른 더위를 피해 온 가족단위의 행락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도 비닐하우스 걷는 일을 도와주고 맑은 물이 흐르는 냇가로 갔다.

하지만 냇가로 내려가는 구석구석에는 마치 보물 찾기라도 하는 것처럼 갖가지 쓰레기들이 숨겨져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놀다 간 자리에는 음식찌꺼기.깨진 병.비닐 봉투가 그대로 버려져 있었다.

마치 다시는 그 자리를 찾지 않을 각오로 내버려둔 것 같았다.

꽉 막히고 답답한 도시에서 아름답고 시원한 자연을 찾아 왔다면 쓰레기를 주워 가지는 못할망정 적어도 가져온 쓰레기는 되가져가야 하지 않겠는가.

아마 그 쓰레기는 빗물에 씻겨 도시 사람들이 마시는 식수원을 오염시키거나 농촌 주민들의 몫으로 남는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이경희 <대구시 수성구 만촌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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