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억류된 민씨 무슨 말 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난 20일 북한에 억류된 채 아직 풀려나지 않고 있는 풍악호 관광객 민영미씨는 북측 환경감시원에게 "남한으로 넘어온 북한 귀순자들이 잘 살고 있다" 는 이야기를 했다가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이 당시 현장에 있던 관광객들의 증언을 종합한 바에 따르면 민씨는 20일 구룡폭포 관폭정에서 폭포 옆에 쓰여진 미륵불의 '미' 자가 무슨 글자인지를 물어보며 북측 여자 환경감시원과 대화를 시작, 서로 나이까지 확인하는 등 이야기를 이어갔다는 것.

閔씨가 "금강산 관광을 하게 돼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님이 고맙다" 고 말하자 북측 환경감시원은 "좋은 면도 있지만 금강산이 오염돼 못마땅하다" 고 응답했다고 한다.

閔씨는 이어 TV시청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남한으로 넘어온 북측 귀순자들이 잘 살고 있다' 는 말을 한 뒤 "말이 잘 통하네요. 통일이 돼도 별 문제가 없겠네요" 라고 말을 맺었다.

그러자 북측 감시원이 바로 관광증 제시와 벌금을 요구, 閔씨는 두차례에 걸쳐 1백달러를 벌금으로 지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산 직후 바로 장전항 입구에 마련된 출입국 관리소 옆 북측 관광총회사 사무실로 불려 들어가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는 것.

북측 금강산관광총회사 관계자는 '閔씨가 환경감시원에게 귀순자의 남한 생활을 소개하며 귀순을 권유했다' 고 주장하고 있다고 현대상선측은 전했다.

이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