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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여름이후 지수 1,000넘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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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중시대담]

◇ 이익치 현대증권사장 - 변형 한국투신사장

(사회: 김수길 본사 경제담당 에디터)

투신사 (投信社) 의 주식형 수익증권과 증권사의 뮤추얼펀드. 요즘 증시에선 이들 양대 공룡 사이에 수익률 싸움이 벌어지며 주가가 하루 차이로 사상 최대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도대체 기관투자가들은 향후 주식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으며 어떤 메커니즘 속에서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인지. 바이코리아의 사령탑 이익치 (李益治) 현대증권 회장과 한국투자신탁 변형 (邊炯) 사장을 본사 김수길 경제담당 에디터가 만나 최근 증시의 해법을 들어봤다.

金 = 앞으로 주식시장 전망은 어떻습니까.

邊 = 주요 종목들의 경우 이미 지난달부터 실적장세에 진입했다고 봅니다. 7월부터 본격적인 실적장세가 열리면 10월까지 1, 000선 진입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내년 초까지는 1, 200대, 2001년 초까지는 1, 5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이상의 장기전망은 변수가 많아 어렵습니다.

金 = 李회장께서는 바이코리아 수신고 1백조원과 주가지수 6000 달성을 전망하신 바 있는데 그 소신에는 변함이 없습니까.

李 = 그렇습니다. 목표 초과달성도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저는 7, 8월 서머랠리 기간 중 1, 000을 돌파할 것으로 봅니다. 연말엔 1, 200~1, 300까지 갈 가능성이 큽니다. 또 내년 말엔 1, 700~1, 800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바이코리아 1백조원과 지수 6, 000은 3년 내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金 = 두분 전망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邊 = 우리의 경제발전 수준이나 증시주변 여건을 감안할 때 조만간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 (GDP) 수준까지 커진다고 봅니다. 연평균 5% 정도의 경제성장을 예상할 때 현재 2백30조 정도의 시가 총액규모는 2001년엔 5백조~5백20조원에 이를 겁니다. 상장기업들의 유상증자와 기업들의 신규 상장물량을 시가총액의 30%로 감안하더라도 시가총액에 비례한 주가지수는 현재의 배 (倍) 정도 된다는 계산이 나오지요.

李 = 저는 현시점에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외적 요소를 세가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업구조조정.노사문제 등 국내 경제변수와 미국의 금리인상 조짐.중국의 위안 (元) 화 평가절하 움직임 등 세계시장 동향, 그리고 남북문제가 그것들인데 세가지 모두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특히 새 정부 들어 시행되고 있는 저환율.저금리 정책이 기업 경쟁력을 급속히 회복시켜 증시에 엄청난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 금리는 올라갈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기업들의 투자가 아직은 뚜렷이 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권의 예대비율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돈이 갈 곳은 증시밖에 없습니다.

邊 = 남북문제에 관해 저도 낙관적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번 서해상 총격사건때 저는 주식운용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찬스다. 사라" 고 주문했습니다. 사건 후 미국 등 우방들의 태도가 그런 신념을 더욱 굳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金 = 증시가 대세하락기로 들어갈 때에 대비한 전략이 있습니까. 李 = 과거 미국의 예를 살펴볼 때 앞으로 10~15년은 급격한 지수하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요즘 국내 금융시장 사정은 82년도의 미국과 아주 닮았습니다. 다우지수 1, 000 대에서 이제 막 간접투자가 붐을 이루기 시작했고, 대세하락에 대한 걱정이 제기됐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미 증시는 지난 97년 블랙먼데이를 제외하면 큰 어려움 없이 상승세를 계속 타며 현재 11, 000까지 와있어요. 정보통신 등 새로운 개념의 신산업들이 지속적 성장세를 보이며 주가상승의 뒷심이 돼주는 덕택이지요. 패러다임이 바뀐 것입니다.

邊 = 우리는 만일 당분간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할 때는 파는 전략으로 나갈 것입니다. 물론 증시에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매도전략을 펼칠 계획입니다.

金 = 요즘 외국인들과 매매 방향이 반대로 가는 경우가 많던데요. 투자전략이 다른 것입니까.

李 = 기본적으로 우량주 중심의 투자를 하는 점에서 외국인들도 기관들과 투자전략상 큰 차이점이 없습니다. 요즘 기관들이 살 때 외국인들이 파는 경우는 그들이 차익실현한 과실을 송금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邊 = 대부분 외국인 투자기관들은 일정 수익을 거두면 차익을 실현해서 과실을 송금하는 내부 투자방침에 의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李 = 외국인들은 한국을 최고의 투자대상으로 봅니다. 향후 2, 3년간 세계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내줄 나라로 보는 겁니다. 메릴린치.골드먼삭스.모건 스탠리 등의 책임자들을 만나봤더니 한결같이 그런 이야기들을 하더군요.

金 = 개인투자자에게 효과적인 주식 투자요령을 말씀해 주신다면.

李 = 기본적으로 직접투자는 어려워요. 간접투자를 하라는 얘기예요.

邊 = 실적.성장성.투명성.유연성 등을 모두 감안한 좋은 기업을 고를 자신이 없으면 간접투자를 택해야 해요. 간접상품 중에는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장기펀드에 가입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李 = 저는 간접투자를 할 때 전체 자금의 한 20% 정도는 스폿펀드를 하도록 권합니다. 나머지는 6개월 이상 짜리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지요. 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도 좋은 상품입니다. 미국도 이게 40%예요.

金 = 직접투자를 하려는 투자가들에게 조언해주십시오.

邊 = 기관을 따라 매매하십시오. 지난 3월부터는 확실히 기관이 장을 주도하고 있어요. 바이코리아와 한국투신이 운용하는 주식자금만을 합쳐도 전체시장의 주식유동자금 (30조원으로 추정)가운데 약 40%를 차지합니다. 이러니 기관들이 사고파는 대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지요. 요즘 기관들은 블루칩, 업종 대표주, 우량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식들은 지금 사지 않으면 곧 품귀현상을 빚을 것으로 봅니다. 그 이유는 간접투자상품 수신고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바이 앤드 홀드 (사두고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 전략을 펴는 기관들이 우량주와 업종 대형주를 계속 사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李 = 저는 제조업종의 대표주들과 증권업 종목 가운데 선발주자들을 권합니다. 요즘 사이버수수료가 내려가면서 일반인들은 앞으로 증권업종이 어려워질 것으로 봅니다. 맞는 말입니다. 미국이 75년, 영국이 86년에 수수료 자율화를 했는데 많은 증권업체들이 쓰러졌지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때 살아남은 증권회사들의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역사상 어떤 주식보다 큰 수익을 냈다는 사실입니다.

金 = 특별한 주식매매전략이 있습니까.

李 = 바이코리아는 지금까지 다른 펀드들이 해온 매수.매도 방식과 다른 전략이 있어요. 매수시점을 선정할 때 선물운용과 흡사하지요. 외국에서 몇백만달러씩 주고 산 노하우지요.

邊 = 우린 어깨에서 팔고 무릎에서 사는 전통적 방법을 사용해요.

李 = 우리도 지금까진 그랬어요. 지금은 정반대로 합니다. 키퍼라는 세계적인 펀드매니저가 있어요. 그 사람은 "지금이 7부인지 어떻게 아는가. 끝까지 간다. 가다가 떨어질 땐 정해진 하락률에 따라 손절매를 한다" 는 전략으로 투자해서 성공했어요. 일단 주가가 오름세를 탈 땐 하락조짐을 보일 때까지 끝까지 따라가다가 미리 정해놓은 하락률까지 떨어지면 뒤돌아보지 않고 팔아치우는 기법입니다.

邊 = 끝으로 최근의 증시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에 대해 할 얘기가 있어요. 저번에 주가가 800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니까 정부에서 과잉조짐이 보인다며 주식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적이 있어요. 화가 났습니다. 정부의 그런 반응은 재산증식을 위해 증시에 들어오려는 소액투자자들의 발길을 막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어요. 왜 쓸데없이 나서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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